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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대응체계의 생존원리를 작동하자

 

 

 

 

 

“워크맨, 코닥필름, 노키아 휴대폰, 윈도우폰, 브래태니커 사전.”

구시대의 유물처럼 찾아보기조차 힘든 이것들은 한때 세상을 호령하거나 없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었다. ‘브래태니커’ 사전만 해도 지식의 보고로 존재감을 뽐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두툼한 사전이 아닌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하나면 언제 어디서라도 내가 궁금해 하는 지식을 찾아볼 수 있는 시대다.

세상에서 영원한 것이란 없다. 로마제국의 위용은 이끼가 낀 유적지와 웅장한 스크린 속에서나 볼 수 있다. 현대 문명의 뿌리라 할 수 있는 그리스는 부도 직전까지 몰려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의 두통거리로 전락했다.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는 지금의 뿌리이고 기원이지만, 정작 그 지역의 현실은 분쟁과 파괴, 그리고 어쩌면 퇴보의 길을 걷는 듯하다.

문명의 발상지였음에도 진보와 변화의 흐름이 멈추거나 고인 물이 되는 순간, 전성기의 문명은 과거 유적지로만 남을 뿐이다. 중국만 보더라도, 봉건제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순간에 변화를 거부했고, 결국 한줌 되지도 않는 외국의 군함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새로운 시대와 문명의 전환에 대응하지 못한 결과였던 것이다.

기업도 변화와 멈춤의 경계에서 운명이 결정되기 일쑤다. 절대 망하지 않으리라 여겼던 기업들이 발자취만 남긴 채 소멸한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엘리트들이 모인 집단이라 할 수 있는 일류 기업이 한순간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렸다. 흔히 코닥이나 노키아 등의 몰락은 자본이나 노동력, 기술 등 전통적인 경영 자산의 위기가 아니었다. 그들의 뼈아픈 실수는 바람이 불어오는데 단순한 나비의 날갯짓으로만 여겼던 둔감한 대응이었다.

다윈의 진화론이 기업 경영에서도 화두가 되는 이유는 바로 ‘적응’ 때문이다. 주변 환경의 변화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가 생사를 가른다. 롤러코스터가 아예 밖으로 튀어나와 어느 곳으로 튈지 모를 만큼 빠른 속도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기업 조직과 프로세스,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의 유연성이 기업의 운명을 결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에 속한 개인, 또는 소상공인도 변화에 무감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게리 하멜이나 앨빈 토플러와 같은 석학들은 일찌감치 변화가 기업의 운명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했다. 특히 앨빈 토플러는 “21세기의 문맹자는 읽고 쓸 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학습(learn)하지 않고, 폐기학습(unlearn)하지 않고, 재학습(relearn)하는 능력이 없는 사람이다”라고 경고했다.

최근 “5·18 북한 개입설, 남북경협 골든타임, 짐 로저스 북에 전 재산 투자의지”라는 기사들을 본다.

이제는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변화에 맞지 않는 이론이라면 과감히 포기하는 폐기학습은 변화를 배우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이 말은 철옹성처럼 무장된 자신의 고정관념을 스스로 깨뜨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고인 웅덩이에서 벗어나 변화의 흐름을 받아들일 틈을 만들 수 있다.

생물학자인 윅스켈(Uexkuwll)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다양한 생존방식을 가지고 있지만, 하나의 공통적인 원리가 있다고 했다. 그 원리는 환경의 변화를 빠르고 정확하게 알아내는 ‘감지체계’와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대응체계’의 조화로 주변 환경에 대응하고 적응하는 것이다.

직장인이나 취업준비생, 자영업자, 분야의 전문가라는 이들의 고군분투도 자연의 생존경쟁과 매우 비슷하다. 적자생존의 논리가 그대로 적응되는 셈인데, 적자생존의 전제가 변화에 대한 태도이다. 변화를 읽을 줄 알고, 또 기꺼이 받아들여 적응은 물론이고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영원한 것은 없고, 성공의 영원한 지속도 없다면 촉을 세워 늘 변화를 감지하고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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