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에 계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달렸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와 너무 기쁩니다.”
24일 수원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9 경기국제하프마라톤대회 마스터즈 여자 10㎞ 코스에서 38분46초로 우승을 차지한 박소영 씨(42)의 소감.
박 씨는 고등학교 시절 중거리인 800m, 1천500m 육상선수로 활동했으나 선수로서 두각을 보이진 못했다.
고교 졸업 후 운동을 그만두고, 직장생활을 하던 박 씨는 5년전 셋째아이 출산 후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히 연습에 전념하는 한편, 체계적인 훈련을 위해 동호회에도 가입했다.
이후 매년 3~4개의 마라톤 대회를 참가하면서 기량을 점검해 지난해에는 춘천마라톤 10㎞에 도전헤 자신의 최고 기록인 39분14초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 성적은 자신의 최고 기록을 30초 가량 단축시킨 것.
박 씨는 “운동을 다시 하게 된 계기는 아버지가 뇌졸증으로 쓰러지시면서다. 아버지가 쓰러지시면서 과거의 기억이 남아있는데 제가 운동하던 시절을 기억하셨다. 참석메달, 사진 등을 보여드리기 위해 마라톤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 씨의 동생 지영 씨도 이번 대회에 5살 딸아이의 유모차를 끌고 5㎞부문에 참가했다. 박 씨 자매는 우승 트로피를 안고 아버지가 있는 요양원을 찾아 기쁨을 나눌 계획이다.
그는 “다음에 있을 대회에는 풀코스 서브3(3시간 이내 완주)에 도전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즐겁게 즐기면서 달리는 게 목표이고 항상 맘 편히 뛸 수 있게 육아를 도맡아주는 남편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