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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인문학]중년의 인문학과 매슬로우의 후회

 

 

 

은퇴한 중년이나 백수로 늙어가는 중년은 젊음의 호르몬은 줄어든다. 어쩌면 은퇴자는 여전한 비교 때문에 좌절감이 더 클 것이다. 생각하고 만들던 호모사피엔스와 호모파베르들에게는 이제 호모루덴스만 남아서 함께 놀 친구들이 중요해진다.

‘루이스 터먼’과 하버드대학의 종적연구는 75~100년쯤 누적되었다. 건강하게 잘 늙어가는 사람들에게 발견되는 건강의 가장 강력한 동인은 자존감과 좋은 인간관계다.

사회적 지위와 역할이 없는 중년을 위한 명언은 ‘나는 함께 즐긴다! 고로 존재한다!’이거나 ‘나는 봉사한다! 고로 건강하다!’일 것이다. 건강한 존재감을 누리는 중년들은 어린 아이들의 호기심과 신앙인들의 감사함을 유지하고 있다. 타인에 대한 배려로 공감하는 아픔을 지닌 중년들은 여전히 아프니까 청춘이다. 나이 문제가 아니라 사랑의 문제이다.

‘청바지’는 며칠 전 중년의 인문학 강의 뒤풀이 건배사였다. ‘청춘은 바로 지금!’ 강의에서 나이와 무관한 청춘의 건강과 자존감을 지니는 방법으로 ‘소울공업사’와 ‘용감한 나비돌’을 제시했고, 매슬로우의 욕구발달 피라미드가 중년 이후 거꾸로 뒤집어진다고 설명했다.

‘소’는 소식이다. 소식은 매일 18시간 가량 공복기를 갖거나 주말 하루 금식하길 권한다. 저녁 7시까지 식사 후 다음 날 오후 1시 넘어서 아점을 먹으면 거의 18시간 공복기가 된다. 공복은 노화된 세포가 자살하는 아폽토시스(apoptosis)와 죽은 세포를 철저히 분해하고 재활용해서 노폐물을 없애는 자가포식 오토파지(autophagy)를 활성화시킨다. 그래서 소식은 노화된 세포가 계속 살려고 하는 암을 예방하는 최고 방법이다. 그 다음은 울력인데 수행이나 봉사로서의 운동이나 노동이다. 몸을 움직이되 심리적으로는 자존감 채우기를 동시에 하는 행동이다. 소식과 운동은 다른 방법으로는 그 이점을 대신할 수 없어 너무나 중요하다. ‘공’은 공부이다. 춤을 배우는 것은 공부와 운동이 결합한 것이다. 모든 공부는 뇌세포의 건강과 생성을 도와 치매 없는 노년을 보장한다. ‘업’은 취미로라도 열심히 하는 어떤 일이다. 돈이 되는 것과 상관없이 꾸준히 하는 일은 자존감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 ‘사’는 사랑이다.

사랑을 위한 방법으로 ‘용감한 나비돌’을 제시했다. ‘용’은 용서다. 용서해야 사랑의 베이스캠프가 꾸려진다. ‘감’은 감사다. “감사는 모든 미덕의 어머니”라는 ‘키케로’의 말은 경험적으로 공감간다. ‘한’은 한가함이다. ‘나’는 나눔, ‘비’는 비움, ‘돌’은 돌봄이다. 나누기 위한 비움은 돌봄의 조건일 것이다. 호기심으로 공감하고, 감사함으로 공감과 소통의 봉사를 하는 중년은 ‘매슬로우’가 말년에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고 후회한 욕구발달 피라미드 설정의 최상층부 단계이다.

욕구발달은 ‘생리-안전-소속감-자존감-자아실현’ 5단계인데 마지막 자아실현은 추후 4단계로 분리된다. 자아실현 직전 인식 욕구, 미적 욕구 2단계가 자아실현 뒤에 자기초월 단계로 새로 생긴다. ‘매슬로우’가 말년에 후회한 이유는 사람들이 안전과 자존감을 위해서 살기도 하지만 신화나 신앙을 기본으로 다른 모든 것들을 희생하며 살기도 한다는 점 때문이다.

자기를 초월한 지공무사한 봉사나 종교적 신념에 의한 희생이 삶의 목적인 경우가 불혹과 지천명의 나이 이후에 더욱 많아진다. 지천명이 하늘의 뜻대로 살아간다는 말이라서 자기초월적 말이다. 지천명의 나이인 필자는 왜 ‘매슬로우’가 자기가 그린 욕구발달 피라미드를 거꾸로 뒤집어야 했다고 말했는지 이해가 간다.

중년이 되었는데 자기초월의 욕구를 느끼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자아실현의 단계 이전 안전과 소속감과 자존감 사이에서 고민하는 중년이다. 은퇴를 앞둔 중년이 그런 단계에 머문다면 불안과 소외감과 자괴감에 빠질 확률이 더 높다. 중년이라면 ‘용감한 나비’가 되어 자아실현의 단계를 넘어 자기초월의 단계를 삶의 기초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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