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물과 사람]인천시 환경조직 개편을 멈춰라

 

 

 

장자는 중국 전국시대 송나라 출신의 철학자다.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여러 사상가들과 그 학파들을 일컫는 제자백가 중에서도 도가로 분류된다. 장자는 그 철학의 심오함과 매력 때문에 폭넓은 사랑을 많이 받는 철학자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장자를 너무 좋아했던 독일 철학자 마르틴 부버가 직접 ‘장자’의 영역본을 독일어로 번역한 일이나, 부버의 번역을 통해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가 장자를 즐겨 읽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장자’의 ‘제물론’에서 중국 송(宋)나라 사람 저공(狙公)의 이야기가 나온다. 저공은 원숭이를 매우 사랑하여 여러 마리의 원숭이를 길렀다. 저공은 집안 식구들의 먹을 것을 줄여 가면서까지 원숭이의 먹이를 공급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얼마 후 먹이가 부족했다. 먹이를 줄이려고 했으나 원숭이들의 반발을 우려하여 먼저 속임수를 써 말했다.

“너희에게 도토리를 주되 아침에 세 개를 주고 저녁에 네 개를 주겠다. 만족하겠느냐?” 원숭이들이 모두 일어나서 화를 냈다. 그러자 저공은 바로 말을 바꾸었다. “너희에게 도토리를 주되 아침에 네 개를 주고 저녁에 세 개를 주겠다. 만족하겠느냐?” 여러 원숭이가 다 엎드려 절하고 기뻐했다. 현대에 이르러서 이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고사성어는 흔히 잔꾀로서 사람을 속이는 행위와 굉장히 어리석은 사람을 지칭할 때 쓰이곤 한다.

중국의 철학가 장자는 소통이라는 개념에 집중했던 철학자다. 소통(疏通)은 마음을 ‘터버린다’는 의미의 ‘소(疏)’와 타자와 ‘연결한다’는 의미의 ‘통(通)’이 합쳐진 단어다. 민선 7기 인천시 정부의 최대 화두도 소통이다. 많은 영역에서 소통과 협력을 통한 중요성의 강조와 시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최근의 환경 행정 기능은 지방자치 사무로 이양되고 있다. 중앙정부는 환경정책과 제도의 완비에 주력하고 지방정부는 주민의 삶과 건강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집행기능을 지방정부의 책임하에 스스로 해결하는 환경 분권으로 가고 있다.

인천의 환경조직은 민선3기 4개 과에서 7개 과로 수도권매립지정책추진단 등 조직도 늘고 업무량도 늘었지만, 환경예산은 인천시 전체예산의 3%까지 삭감돼 사실상 신규 사업 및 사업성 예산투자가 줄어들면서 환경정책이 위축되었으며, 기초시설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어 노후화로 인한 심각성 등이 대두됐다.

민선 7기 출범 후 최근의 변화되는 환경추세에 맞춰 유해화학물질과 미세먼지, 악취, 소음, 빛 공해 등 생활 유해물질을 전담하는 생활환경과 설치, 산업단지와 화학물질, 환경기술과 환경산업 육성을 포함한 산업환경관리 부서의 통합, 정부 물관리 일원화(수질, 하천, 하수, 상수도사업본부 업무 등)에 따른 조직개편, 해양항공국으로 분산되어 있는 해양환경 업무의 환경녹지국으로 일원화와 주요 공약사항인 생태하천복원의 의지를 담아낼 생태하천과 신설 등의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한 환경은 전문성과 시민과의 소통과 협력이 매우 중요해 환경 기획과 정책을 담당하는 환경정책과의 부서장을 환경전문성과 환경마인드있는 인사의 전진배치를 주문했다.(인천시 행정조직도상 환경녹지국의 주무부서는 녹색기후환경과 이지만 실질적인 주무부서는 환경정책과다.)

최근 인천시가 환경정책과를 환경기후정책과로 변경하고 생활환경과를 신설하겠다는 내용으로 조직개편을 진행한다고 들었다. 선뜻 들었을 때는 지난 1월 인천시 정기인사시 18년만에 환경직이 환경녹지국 환경정책과에 발령난 것과 더불어 드디어 이제서야 인천시 환경행정이 제자리를 찾아간다고 기뻐했다.

인천시 환경 조직이 지속가능한 발전, 환경정의 등 환경가치를 실현하고 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환경문제를 책임 있게 관리하고 인천시정 환경 전반에 환경가치를 반영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조직 개편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그 기쁨이 무색하게도 뚜껑을 열어보니 녹색기후과를 환경기후정책과로 환경정책과를 생활환경과로 명칭을 변경하는 것 이외에는 없다. 이는 인천시 환경행정과 환경조직관련 변화의 열망을 무참히 짓밟는 행위이다. 차라리 인천시 조삼모사식 환경조직 개편을 멈출 것을 요구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