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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결핵 발병 1위

정체를 알 수 없어 ‘모든 질병의 왕’으로 불린 결핵균이 발견된 것은 1882년이다. 치료약인 스트렙토마이신이 개발된 것은 1944년이다. 병원균이 발견되고서도 60년 넘게 인류를 괴롭혀왔고 그 피해는 거의 재앙 수준 이었다. 하지만 이는 약과다. 기원전 7천년 경 화석에서도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인류 역사와 함께하면서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내 몰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핵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감염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18·19세기 무렵 예술 철학 문학가들에게 ‘특별 대접’을 받는 질병 또한 결핵이었다. 천재로 알려진 쇼팽, 파가니니, 데카르트, 칸트, 스피노자, 실러, 도스토예프스키, 발자크 등이 이 병으로 사망해서다. 우리나라 천재시인 이상(李箱) 또한 그렇다. 해서 지금까지 결핵을 ‘천재의 전유물’이라는 말이 전해온다. 우리나라에선 한때 못 먹어서 생긴 병으로 여기기도 했다.

결핵균은 여간 끈질긴 게 아니다. 약을 먹으면 낫는 듯하지만 잠복해 있다 다시 발병한다. 내성이 생겨 재발하면 더 강한 약으로 치료해야 한다. 보통 1~2년, 심하면 10년 넘게 약을 먹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다보니 영양이 넘쳐나는 요즘도 한 해 3만9천여명씩 결핵환자가 생기고 2천300여명씩 목숨을 잃는다. 최근 다행히 결핵 환자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가운데 발생률과 사망률 모두 1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3일 질병관리본부 ‘2017년 국제 결핵 현황 고찰’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결핵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70.0명으로 두번째로 높은 라트비아보다 2배 가량 높았으며 멕시코나 포르투갈 등 3~4위 국가들보다 3배 이상 높은 상황이다. 영국 프랑스 등유럽 국가들은 물론 가장 낮은 미국과 비교했을 땐 격차가 더 벌어졌다.사망률에서도 라트비아보다 1.3명이나 높았다. ‘요즘 세상에 무슨 결핵이…’라고 생각하는 사이 결핵이 다시 기승을 부리는 형국이다. 오죽하면 보건당국이 결핵 검진을 하지 않은 의료기관이나 보육기관, 학교 등에 대해 과태료 200만원을 물리겠다고 나섰겠는가./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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