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룡문]기후의 역습
[창룡문]기후의 역습
  • 경기신문
  • 승인 2019.03.06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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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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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 12월4일 영국 런던에 최악의 스모그가 발생, 닷새 동안이나 머무르는 바람에 시민들은 숨쉬기조차 힘든 고통 받았고 사망자도 900여 명이나 나왔다. 스모그의 여파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이듬해 여름까지 그 후유증이 이어졌고 모두 1만2천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당시 조사 결과 10㎛ 이하의 미세먼지 입자(PM10)가 취약집단의 질병 발생률과 사망률을 높였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자 각나라는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소용이 없었다. 60여 년이 지난 현재 미세먼지는 점점 더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다. 오히려 중금속, 방사성물질, 다이옥신, 바이러스 등 각종 유해물질을 더 포함하는 ‘강한놈’으로 진화,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 물질로 지정했을 정도다.

가히 살인적인 요즘 우리나라 미세먼지농도만 봐도 그렇다. 전문가들은 한반도 고농도 미세먼지는 ‘기후의 역습’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2월 초미세먼지 농도는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오염 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풍속은 5년 중 최저, 세정에 영향을 주는 강수 일수 역시 5년 중 가장 적었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나타날 수 있는 최악의 기상 조건이었던 셈이다.

전문가들은 또 대기가 정체된 상황에서 국외에서 초미세먼지가 지속해서 유입됐고, 국내 발생 오염물질이 퍼지지 못하고 국내에 머물면서 고농도 현상이 이어졌다는 분석도 내놨다.

지난 대선때 각당 후보들은 미세먼지 해결사를 자처하고 공약을 다투어 발표했다. ‘임기 내 미세먼지 배출량 30% 감축’ 심지어 공기 중의 먼지를 빨아들이고, 무공해 공기를 방출해 사람들이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대형 공기 청정기인 ‘스모그 프리 타워(Smog Free Tower) 도입’ 공약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 돌아보면 모두 공약(空約)으로 끝났다. 그런 가운데 대통령이 특단의 대책을 주문하고 나섰다. 늦었지만 깨끗한 공기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고, 이를 지키는 것은 대통령의 중요한 책무 중 하나여서 다행이다, 앞으로 국민의 숨쉬기 고통 어느 정도나 줄어들는지. 기대된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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