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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사의 시선]양비론 유감

 

 

 

요즘 많은 사람들이 세상이 혼란스럽다고 한다. 모르기는 해도 세상이 혼란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생각이 복잡한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아마도 정치적으로 그렇고 경제적 상황에 따른 관점의 차이로 인해 각자의 주장하는 목소리가 구구 각색이고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과 생각과 다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장하는 나름대로의 논리가 서있어 더 혼란하게 여겨진다. 어느 것이 옳고 틀린 것이 아니라 다름에 근간을 두고 봐야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옳고 그름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혼란스럽다고 하는 것 같다.

그러나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 정리가 되고 그 주장한 것들에 대하여 제자리를 찾는 때가 오면 혼란스럽게 여겨졌던 것들에 대하여 진위가 판가름이 난다. 그때 우리는 목청을 높여 사람들을 끌어들였던 주장들의 대부분이 진실보다는 허위가, 다수의 복리증진보다는 소수의 이익를 생각해서 그랬던 것임을 지나온 역사를 통해 알게 된 것과 같다.

그래서 혼란스런 사회의 현실 앞에 문제 해결을 위한 바른 지혜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사회적 현실 앞에 우리가 무엇보다도 신중히 다루며 대처해야 할 것과 오늘의 우리에게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파악 하는 지혜가 있어야 하며, 또한 그와 함께 우리가 얻는 것이 무엇이며, 잃는 것이 무엇인지도 예측해야한다.

우리가 염원하고 추구하는 것은 자유 민주주의다. 자유 민주주의는 다원성을 전제로 하는 정치 철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기만 옳고, 자신이 속한 집단이 내세운 것만 옳다고 하는 것은 자유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다. 독재나 전체주의가 거기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3월은 모든 학교들이 개학을 하고 새로운 학기를 맞이하는 때다. 그런데 유치원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고 어린자녀를 둔 부모들의 속이 타고 힘든 마음을 뭐라 표현할까 싶은 난리를 겪었다.

왜 이런 지경에 이르렀는지 궁금하다. 분명한 것은 법적 테두리 안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만들어 낸 것이다. 아울러 궁지에 몰아넣듯 해결하려는 정부의 행태도 돌아봐야할 문제라 여겨진다.

그동안 많은 시간들이 있었는데 양자 간 적극적으로 해결 방안을 모색하지 않고 왜 신학기 이때에 이런 식으로 해결 하려는 건지 모르겠다. 아무리 옳고 그른 것에 대한 주장과 문제 해결도 시와 때가 있는 것이다.

아울러 상대의 입장과 의견을 존중하고 상대의 처한 환경과 처지를 존중 하는 것은 그 어떤 교육적 실천보다 훌륭한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조선의 명재상이었던 황희정승은 청렴하고 깨끗한 성품과 함께 너그럽고 인자하기로 후세에 전해지고 있는 분이다. 어느 날 황희 정승 집에서 일하는 여자 하인 둘이 손님 맞을 준비를 하다가 말다툼을 벌였다. 한참 동안 옥신각신 싸웠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 그러다 여종 둘은 마침내 황희 정승에게 달려갔다.

먼저 한 여종이 나서서 말했다. “대감마님, 손님이 오시면 배가 고플 테니 음식부터 장만하는 게 옳지요?” 황희 정승이 대답했다. “오냐, 네 말이 옳다!” 그러자 이번에는 다른 여종이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대감마님, 손님을 맞는 데 집안이 어지러우면 예의가 아닌 줄 압니다. 집 안을 청소하여 손님을 기분 좋게 하는 게 우선이 아닙니까?” 이 말을 들은 황희 정승은 또 고개를 끄덕이며 옳다고 했다.

이때 옆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부인이 따지듯이 물었다. “아니, 세상에 그런 대답이 어디 있습니까? 무슨 일이든 한 쪽이 옳으면 다른 쪽이 그른 법인데, 이 말도 옳다고 하고 저 말도 옳다고 하면 대체 어느 쪽이 옳다는 말입니까?” 그러자 황희 정승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허허, 듣고 보니 부인 말도 옳고 !”

그렇지만 유치원 관련 한 일련의 일들을 지켜보는 국민의 입장은 이 지경에 이르기 까지 방관한 정부나 무책임한 유치원 단체나 어느 한군데도 옳다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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