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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Assistance - 도움은 용기를 준다

 

‘내조의 여왕’이라는 말이 있다. ‘the queen of assiatance’는 묵묵히 뒤에서 뒷받침을 해주는 사람을 뜻한다. 부부사이에서는 주로 아내의 역할을 내조의 여왕으로 치켜세운다.

요즘은 남편을 위해 아내가 내조의 역할을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아내를 위해 남편이 내조를 할 수도 있는 세상이다. 내조를 통해서 상대방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고, 사기를 충전시키며, 좌절을 극복하게 만든다. 도움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과의 조화로움이다. 도움을 통해서 한 사람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게끔 한다.

봉사에 있어서 필요한 정신은 바로 ‘Assistance’이다. 도움을 준 사람 에게 단순히 ‘Thank you’라고 말하는 대신 ‘Thank you your assiatance’라고 쓸 수 있다. 도움을 준 것에 감사하다는 뜻이다. assistance는 원래 원조나 지원을 뜻하지만 그보다 더 넓은 의미의 도움을 주는 것을 말한다. 봉사는 바로 도움을 통해 근원적으로 상대에게 용기를 주는 일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린 해에 창단한 ‘곰두리차량봉사대’는 장애인의 차량편익을 제공하고자 결성한 전 세계 유일의 봉사단체다. 장애인들을 위한 차량봉사, 교통사고 줄이기 캠페인, 교통문화실천운동, 수험생 수송봉사, 중증장애인 일일 나들이, 곰두리 콜밴사업 등을 그 동안 해왔다.

장애인은 그동안 이동의 자유가 제한적이었다. 이동할 수 있는 자유는 비장애인들에게는 일상이지만 장애인에게는 쟁취하여 얻어야 하는 권리였다. 지금도 물론 장애인의 이동이 자유자재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이다.

곰두리차량봉사대를 운영하면서 대중교통의 제약을 받는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을 만나게 되었다. 나 역시 장애인이지만 거동에 불편함을 크게 겪지는 않는다. 그동안 평생 집안에서만 생활하면서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장애인들에게 곰두리 차량봉사를 통해 이동할 수 있는 자유를 얻은 사람들이 많았다.

그렇다면 왜 이동할 수 있는 자유가 중요한가. 바로 자신이 세상 어디 로든 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인생에 큰 용기를 얻을 수 있다. 지구를 세 바퀴 반이나 돌았다는 한비야는 자유로운 바람의 딸로 자신의 인생을 살고 있다.

그렇지만 시각, 청각, 지체 등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세계 여러 나라를 누비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누군가에게 받은 도움을 통해서 용기있는 인생을 살게 된다. 도움, 바로 assiatance를 통해서 우리는 누군가에게 작은 용기의 씨앗을 심어주게 된다.

작은 도움을 받은 사람은 이후 작은 용기를 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살아갈 힘을 얻어 씩씩하게 자신의 인생을 살 수 있다. 수 십 년간 교도소에 봉사활동을 다녔던 분의 수기를 읽은 적 있다. 장기수 혹은 무기형을 받은 재소자들과 면담하고 상담하는 일 등을 하였다고 한다. 재소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사람의 심정을 이해하게 되었다.

심지어 무기형을 선고받은 장기수들과 부모 자식 관계를 맺으면서 어머니로서의 소임을 다했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출소한 아이들이 결혼 하고 가정을 이뤄 밝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경우를 보면서 자신이 작은 촛불의 역할이 된 것에 뿌듯함을 느낀다는 말이 감동이었다. 편견없는 사랑, 작은 도움은 누군가의 삶에 용기를 준다. 봉사는 바로 도움을 통 해 용기를 심어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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