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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민

                       /고영



현관 도어록 속에

누가 새를 가둬놓았을까



잡아먹을 것도 아닌데

놀라게 할 마음 따윈 더욱 없는데

자꾸 새가 운다



만지면 만질수록

소스라쳐 울기만 하는

가엾은 새여,



우리 아직 포기하지 말자!



도어록을 부수고

새를 꺼낸다



-고영 시집 ‘딸꾹질의 사이학’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의 처지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과 상대의 슬픔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마음이 있다. 연민이라 불리는 이러한 감정은 해결해줄 수 없는 안타까움으로 안쓰러움과 눈물을 흘리게 한다. 얼마만큼인지 가늠할 수 없는 파동으로 나를 너에게몰고 가는 이러한 걱정은 어느 순간 벌컥 열렸다 닫히는 문처럼 불안을 안고 있다. 또한 ‘현관 도어록 속에 누가 새를 가둬놓은’ 것처럼 우리를 무척 신경 쓰이게 한다. ‘만지면 만질수록 소스라쳐 울기만 하는 가엾은 새’, 너에게 일어난 일들은 어떠한 위로의 말로도 해결되지 않는다. 그리하여 마침내 ‘도어락을 부수고 새를 꺼내고야 마는’,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연민은, 날마다 예측할 수 없는 일들 속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타인을 생각하고 돕게 하는 절대적인, 매우 중요한 감정이다.

/서정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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