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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여행]꼭두를 만나다

 

 

 

‘꼭두’하면 생각나는 것이 ‘꼭두새벽’, ‘꼭두각시’라는 말이다. 꼭두새벽은 올빼미형인 사람에게는 반가운 말은 아닐 것이다. 꼭두각시 또한 주체성을 잃어버리고 누군가 시키는데로 하는 일반적인 의미로 볼 때 ‘꼭두’는 그다지 반갑고 친근한 말은 아니다. 하지만 꼭두는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존재로 기독교의 ‘천사’와 같은 존재이다. 오늘은 꼭두를 만나러 여행을 떠나보자.

꼭두는 장례식 상여에 많이 사용됐다. 꼭두는 상여에 매달려 있는 인물상이나 동물, 식물의 형상으로 나무로 만들어져 목우(木偶)라고도 한다. 꼭두를 만나기 위해서는 북촌한옥마을의 ‘꼭두랑 한옥’을 찾거나 아니면 국립민속박물관의 제3전시관을 찾으면 된다.

‘꼭두랑 한옥’에서는 꼭두 하나하나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반면에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꼭두가 상여의 어디에 위치해 있는 지를 살펴볼 수 있다. 오늘은 상여에 자리한 민속박물관의 꼭두를 만나보자.

진주호단친목회에서 기증한 상여는 일단 그 규모 면에서 놀라고, 상여가 지닌 화려함에 한 번 더 놀란다. 그리고 수많은 꼭두와 장식에 감탄을 하게 된다. 4층 누각식 건물형태를 하고 있는 상여는 맨 위 지붕이 청색으로 칠해져 있어 자연스럽게 청기와를 연상하게 된다. 팔작지붕에 다포양식, 그리고 겹처마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네 귀퉁이에는 청사초롱이 부착되어 있어 상여전체의 위엄이 한 층 더 높게 느껴진다.

상여에는 층별로 다양한 꼭두가 자리하고 있다. 꼭두는 인물상 꼭두와 용 꼭두, 봉황 꼭두를 분류할 수 있다. 인물상 꼭두는 그 역할에 따라 다시 4종류의 꼭두로 나뉜다. 망자에게 길을 안내하는 꼭두, 그리고 망자를 호위하는 꼭두, 그리고 망자의 시중을 드는 꼭두, 그리고 즐겁게 하는 꼭두이다.

상여의 1층에는 19명, 2층에 16명, 3층에는 10명의 인물상 꼭두가 자리하고 있다. 1층과 2층의 인물상 꼭두는 시중드는 꼭두로 보인다. 두 팔을 앞으로 가지런히 모아 공손한 모습이다. 스커트를 입고 있는 것으로 보아 모두 여성 꼭두이다. 상여의 동서남북 전체에 에워싸듯 자리하고 있다.

3층의 인물상 꼭두는 길을 안내하는 동물을 탄 꼭두로 10명이 모두 각각 다른 동물들을 타고 있으며 5명씩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 상여 맨 꼭대기에는 무시무시한 칼을 든 꼭두가 보인다. 옆에서 보면 금방이라고 칼을 내리칠 것 같은 포즈이다. 왼손에는 칼을 들고 오른손에는 도끼로 보이는 무기를 들었다. 일반 인물상 꼭두보다는 크고 눈이 부리부리한 것이 망자를 호위하는 꼭두이다. 호위하는 꼭두는 상여 앞뒤로 자리해 있으며 망자를 철통같이 호위하고 있다.

용꼭두는 상여의 앞뒤로 자리하고 있는데, 보통 3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 용수판과 청룡과 황룡이 일자로 수평적으로 얽혀 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 일자용, 그리고 청룡과 황룡이 아래 부분에서부터 얽혀 올라가 위 부분에서 양쪽으로 갈라지는 모습을 하고 있는 정자용이다.

이 상여에는 아래 부분에서부터 얽혀 올라가 위에서 양쪽으로 갈라지는 모습을 하고 있는 정자용의 모습이다. 그런데 2마리가 아니라 5마리가 있다. 청룡과 황룡이 좌우로 2마리씩 자리하고 있으며 정면에 1마리가 있다. 5마리 모두 입에 붉은 색 여의주를 문 모습이다.

봉황 꼭두도 상여의 네 귀퉁이에 자리해 있다. 봉황은 초월과 비상을 상징하며 망자는 봉황의 도움을 받아 이승을 떠나 새로운 세계로 옮겨간다.

우리의 삶에 이 꼭두가 함께 할 수 있고, 여러 꼭두 중 하나의 꼭두만 가질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꼭두를 가장 선호하게 될까? 웃을 날이 많지 않은 우리를 항상 즐겁게 해주는 꼭두일까? 아니면 우리를 꽃길로만 안내해줄 꼭두일까? 그것도 아니면 왕족처럼 살게 해줄 시중드는 꼭두일까? 사건사고가 많은 요즘 우리를 철통같이 지켜줄 호위하는 꼭두일까?

새로운 계절이 시작된 봄, 여러분의 소울메이트가 될 꼭두를 찾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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