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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사의 시선]정치 그리고 말(言)

 

정치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는 것이다”라는 표현이 있다. 이는 정치인들의 말에 대해 개인의 소신과 책임에 대한 양면을 생각하게 하는 것 같다. 예전부터 그랬듯이 정치인들이 쏟아 내는 말들로 인해 국회가 파행되고 정치적 성향을 달리하는 유권자인 국민들도 옳고 그름에 대한 서로의 여론이 뜨겁다.

여야를 불문하고 정치인들의 사려 깊지 못한 발언이 물의를 자아내고 국민정서에 생채기를 냈던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중국의 정치가 주은래는 “침이 입에서 떨어지면 바람이 구슬로 만든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정치인으로써 말을 잘해야 한다는 뜻이다. 말에 대한 것은 비단 정치인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말이라고 다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언중유골(言中有骨) 말 가운데 뼈가 있다는 말로서 겉으로 드러난 뜻 말고 또 다른 속뜻이 있다고 했다. 이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직접적으로 하지 않고 속담이나 비유법 등 다른 표현을 빌려서 말할 때 주로 쓰는 말이다.

말은 인간의 타고난 숙명이고 인간만이 향유할 수 있는 특권이기도하다. 그래서 말을 떠나서는 인간으로서의 삶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할 만큼 없어서는 안 될 삶의 절대적인 요소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토록 중요성을 가진 만큼 인생에 미치는 영향력도 절대적이라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옛날부터 말이 많으면 실수가 많고 쓸 만한 말이 적어 말의 절제를 요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개인과 개인 사이에 숨겨진 이기적인 계산, 개인과 집단 간에 이해의 상충으로 인한 갈등의 벽이 사라지지 않는 한 화려한 웅변도 기지에 찬 설득도 정의로운 부르짖음도 허공을 향한 메아리에 불과해서 서로의 가슴에 응어리진 감정을 풀 수는 없을 것이고 애정에 찬 신뢰도 회복하기 힘들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어지러운 현실을 살아가는데 다시없이 귀중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의 마음은 깊고 미묘해서 가슴에서 나온 영혼의 노래가 아니면 움직일 수가 없다. 언어가 그 본래의 기능인 의사소통의 방도가 되지 못하는 또 다른 원인은 대화의 일방적 횡포에 있다.

우리 사회의 각 분야가 서구 문명의 영향을 받아 많은 발전을 이룩하면서도 개인 간에 또는 개인과 집단 간에 냉정하고 합리적인 토론의 훈련을 쌓아오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시와 비를 이성적 토론을 거쳐 가려내고 찬반의 뜻을 외부의 요인에 구애받지 않고 양심에 따라 표현할 수 있으면서,나와 다른 뜻을 가진 사람의 의사를 존중 하는 풍토를 갖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나와 뜻이 다르면 적이 되는 극심한 흑백 논리가 만연하기에 이르고 그 결과 한편에서는 일방적인 훈계나 지시, 또 다른 쪽에서는 인민재판식으로 집단 성토하는 풍토가 생겨났는지도 모른다.

편견과 자만심으로 가득 찬 오늘의 정신풍토 속에서 갖는 겉치레와 편견의 늪을 헤치고 알맹이를 헤아릴 수 있는 건실한 판단력을 기를 수 있는 일이 요구된다. 그래서 남의 눈 속에 티끌뿐만 아니라 내 눈 속의 들보도 아울러 볼 수 있는 균형 잡힌 안목을 세워야 한다.

우리의 판단력이 집단적 이기주의에 쏠려서도 안 되고 자아도취, 감상주의자나, 냉소적인 비관주의가가 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건강한 정신적 바탕위에 인간과 인간이 서로에 대한 존중과 인정 그리고 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을 지녀 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치권에서든 보통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든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할 말과 하지 않아야 할 말을 헤아려서 발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말을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때론 침묵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고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한다.

정치인을 비롯 우리들 모두 말을 하기 전에 내가 하고 싶은 말인지 사람들에게 들으라고 하는 것인지 생각의 여유를 가져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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