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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학선·여서정, 도쿄하늘에 태극기 휘날린다

 

도마의 신(神) 양학선
올해 국제대회서 모두 15점대
전성기 버금가는 실력 회복
남다른 점프력… 적수 없어

도마여왕 여서정
AG이어 월드컵에서 금메달
베테랑 우즈벡 옥시나 제쳐
경쟁자보다 기술난도 높아 기대


새해 초에 해외에서 날아든 잇따른 낭보로 체조인들의 얼굴이 환해졌다.

‘도마의 신(神)’ 양학선(27·수원시청)과 새로운 ‘도마 여왕’ 여서정(17·경기체고)이 차례로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 대회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먼저 대회에 출전한 여서정이 ‘금빛 착지’로 기대감을 높였다.

 

여서정은 2월 호주에서 열린 FIG 월드컵 도마 여자 결선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이어 이 종목 베테랑인 옥사나 추소비티나(44·우즈베키스탄)를 또 2위로 밀어내고 시상대의 주인공이 됐다.

양학선의 컴백은 더 극적이었다.

양학선은 2017년 세계선수권대회 이래 17개월 만에 국제대회 연속 출전해 모두 금메달을 획득하며 독보적인 기량을 펼쳤다.

그는 지난 17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FIG 종목별 월드컵 도마 남자 결선에서 우승해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 이래 6년 만에 국제대회 정상을 밟았다.

이어 23일 카타르 도하에서 끝난 FIG 월드컵에서도 기술로 경쟁자를 압도하며 2주 연속 우승 샴페인을 터뜨렸다. 1, 2차 시기에서 15점대 점수를 받은 선수는 양학선뿐이었다.

모처럼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현재 기량을 확인하겠다며 서울을 떠난 양학선은 압도적이라는 찬사와 함께 금메달 2개를 목에 걸고 금의환향한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2014년 이래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양학선은 재활 치료로 이를 이겨낸 뒤 전성기에 버금가는 실력을 회복해 다시 세계 중심에 우뚝 섰다.

양학선은 “(2주간의 대회 일정이) 길고 힘들었지만, 원하는 만큼 기술이 나와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부상 없이 좋은 기량을 펼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12년 런던올림픽 도마 금메달리스트로 한국 체조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선사한 양학선이 정상에 복귀하고, 도마 퀸으로 올림픽에서 대관식을 기대하는 여서정이 폭풍 성장함에 따라 도쿄올림픽에서 두 선수의 동반 금메달을 기대하는 시선도 늘고 있다.

소정호 대한체조협회 사무처장은 24일 “양학선의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기적이 서막을 올렸다”며 “남은 기간 잘 준비한다면 양학선과 여서정이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차례로 태극기를 시상대 높은 곳에 올리는 깜짝 이벤트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올림픽에서 8년 만에 금메달을 정조준한 양학선의 도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기적이다.

역대 올림픽 도마 우승자를 보면, 이 종목을 2회 연속 제패한 선수는 있어도 양학선처럼 한 대회를 건너뛰고 8년 만에 금메달을 되찾은 선수는 없다.

양학선과 여서정의 최대 장점은 경쟁자보다 기술 난도가 최대 0.4점 이상 높다는 데 있다.

그만큼 고난도의 기술이기에 공중회전 동작이나 착지 때 실수를 하더라도 실시점수를 합친 최종 점수가 다른 선수들보다 높다.

소수점 셋째 자리까지 표기되는 체조 종목의 특성상 소수점 첫째 자리에서 점수 차가 벌어지면 그만큼 따라잡기가 어렵다.

 

 

 

 

양학선과 여서정은 또 도마에서 가장 중요한 남다른 점프력을 보유했다.

폭발적인 가속력을 뽐내며 달려와 도마를 양손으로 짚은 뒤 점프력을 활용해 높이 솟구쳐야 화려한 공중회전을 펼칠 수 있다.

이미 20세에 세계를 제패한 양학선과 원조 도마 황제인 여홍철(48·경희대 교수) 교수의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은 딸 여서정은 도마 종목에 특화한 선수로 볼 수 있다.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은 양학선과 여서정의 필살기다.

어린 나이에 세계 정상에 오른 선수들이 대부분 그렇듯 양학선과 여서정은 큰 부담을 느끼는 무대에서도 절대 평정심을 잃지 않는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국제대회에서 입증했다. 그래서 체조인들의 믿음은 더욱 커졌다.

도쿄올림픽에서 양학선의 적수는 사실상 없는 데 반해 여서정은 현재 세계 체조를 지배하는 시몬 바일스(21·미국)라는 거대한 벽을 넘어야 금메달을 기대할 수 있다.

바일스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도마를 포함해 여자 기계체조에 걸린 금메달 6개 중 4개를 휩쓸었다. 또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도마를 비롯해 4관왕을 차지하는 등 독보적인 체조 요정으로 발돋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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