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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에서]일상의 지성인이 필요하다

 

 

 

요즘들어 미세먼지로 골치아프지만, 산수유 꽃망울이 피고, 목련이 피는 것을 보면 완연한 봄이다. 올 한해도 아무 탈 없이 학교생활 잘하기를 바라는 것은 모두의 바램이다. 자녀에 대한 사랑이 각별해 학생들끼리 작은 다툼이 생기면 교육적으로 접근해 성장의 기회로 삼기보다는 어른들의 감정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학교생활 하다보면, 작은 다툼과 심한 말로 상처받기도 한다. 그럴 때, 교우관계에서 삶을 배우도록 해야할 것이다. 설령, 잘못을 하더라도, 서로 화해하고 용서하는 교육적 접근이 학교에서 이뤄져야 하지만, 학폭으로 진행하다보면 일이 확대돼 안타깝다.

3월 학년초가 되면서 오래 전에 일단락 되었던 학폭 관련 민원이 그칠 줄 모르고 올라오는 것을 보면, 가·피해학생 학부모 모두 상처가 너무 큰 탓일게다. 초기대응을 잘 한다면 훨씬 더 쉽게 해결될 것인 데 안타깝다.

오래 전 6학년 담임을 맡았을 때 일이다. 여학생들끼리 다툼이 생겼는 데, 피해학생 어머니께서 전화를 걸어 항의 하셨다. 또, 학급교체까지 요청하셨다. 그때만 해도 학폭법이 만들어지기 전의 일이었지만, 어머니 뜻대로 학급교체할 수는 없었다.

다행이도 피해학생 아버지가 어차피 중학교에 가면 또 만날 것이니 가·피해학생 모두 이번 기회에 친해지도록 에버랜드 등 다양한 곳을 함께 데리고 다니며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셔서 아무 문제없이 졸업을 할 수 있었다. 쉽지 않은 선택을 해주신 아버지께 지금도 늘 감사한다. 그 아버지의 노력과 열정으로 하나의 추억이 만들어진 것이지만, 교육적인 배려없이 문제삼았다면, 결국 학생들의 친구관계도 영원히 깨졌을 것이다.

요즘 학생들은 학원을 많이 다닌다. 가정교육을 강조하는 학부모들은 학원에 등록할 때도, 인성교육의 기회로 삼는다. 자녀를 잘 부탁한다며, 선생님께 직접 인사를 드리며 모범을 보인다. 학원을 바꿀때도, 학생을 데리고 찾아가 그간 고생하셨다며, 인사를 드리고, 학원수강료를 낼 경우는 자녀를 밖에 나가있게 한 뒤, 학원수강료를 납부한다. 자녀교육을 위해 부모가 솔선수범하는 것이다. 문제학생 뒤에는 문제부모가 있다고 한다. 진정으로 자녀를 사랑한다면, 말 한 마디라도 자녀들 앞에서 가려서 하는 성숙한 어른, 일상의 지성인이 필요하다.

4살 때 부모가 이혼을 해 고모가 키운 호영이란 아이가 있었다. 호영이는 교우관계 사회성이 부족해 유치원때부터 6학년때까지 끊임없이 친구들과 싸우는 문제행동을 보였다.

어느 날 운동장에서 드론을 날리는 데, 호영이도 드론을 잘 날린다하여 놀란 적이 있다. 그날 이후 관심을 갖고 호영이를 늘 칭찬을 해주었더니, 애플데이때 ‘늘 사고쳐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과 함께 사과 한 개를 가져다 주어 감동을 받았다. 관심을 갖고 진심으로 칭찬을 해주니 달라진 것이다.

학교에는 다양한 학생들이 있다.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도 있고, 돌봄이 필요한 학생도 있다. 어떤 학생에게 문제가 있더라도 관심을 갖고 칭찬해주면 좋겠다. 학생들의 문제행동에도 관심을 갖는 일이 중요하다. 관심이 있어야 관찰이 따라온다. 마음을 열어두고 있어야 성실하게 살펴보게 된다.

김용석의 ‘일상의 발견’에서 일상생활 가운데 사람과 사물, 그리고 공동체 안의 사정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면 자기 반성을 하게 되고 남을 더 잘 이해하게 되며, 누구나 ‘일상의 지성인’이 된다고 했다.

내가 먼저 관심을 갖고 진정성을 갖고 다가가면 학생들도 변한다. 열린 눈, 마음의 눈, 사랑의 눈을 갖고, 내 자녀만이 아닌 모든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고 사랑해 주는 일상의 지성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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