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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메디컬리제이션

건강염려증은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실제보다 심각한 병에 걸려 있다고 생각하여 불안해하고 공포를 갖는 일종의 강박장애다. 사소한 신체적 증상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받아들이고 의사의 말도 믿지 않는다. 스트레스가 심해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워하고 두려움이 심각해지면 우울증도 겪는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병원에서 ‘건강염려증’을 진단받은 사람은 3817명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60대가 21%로 가장 많았고 이어 50대가 19%, 40대가 18%로 나타났다. 20대(11%)와 30대(9%)에서도 건강에 대한 염려가 높은 것을 확인됐다.

이런 사람들은 병원을 방문해 검사결과 신체적인 이상이 없어도 이를 믿지 못하고 여러 진료과와 병원을 전전 하는 이른바 ‘닥터 쇼핑’ 현상을 보인다. 증상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공통점은 병원을 돌며 각종 검사를 반복하는가 하면 자신의 신체적 증상을 잘못 이해하는 데서 오는 심리적 불안임을 인정하지 않고, 의사의 진단을 믿지 않는다. 또 몸이 아픈데도 합당한 진단과 치료를 못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중병으로 진단을 내리기도 한다.

자신이 생각하는 병에 집착하여 큰 병원이나 유명한 전문 병원을 전전하면서 스스로 질병이나 검사 결과를 연구하거나 의학 정보를 수집하기도 한다.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이를 통해 일상생활이나 업무에 지장이 있으면 질병으로 분류한다. 의료계에서는 국민의 5%, 병원 방문자의 15%가 건강염려증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초기 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이 같은 수치는 점점 더 늘고 있다. 평생 병원신세 안질 것 같던 건강한 사람들도 나이가 들면서 사소한 신체 문제도 모두 질병으로 여기며 ‘병원 의존형’ 으로 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증상이 있으니 나는 환자이고 따라서 약을 먹어야지’ 혹은 ‘몸이 한창 때하고 많이 달라, 약을 처방 받아야 해’라는 생각을 일상에서 한다는 것. 그래서 ‘메디컬리제이션(medicalization)’이라는 새로운 용어도 등장했다. 역시 건강은 영원한 화두((話頭)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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