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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과 양심]17개월간 눌문(訥文)의 행진을 마감하며

 

재작년 겨울부터 ‘뢴트겐의 양심과 오늘’이라는 제목의 글로 시작해 격주로 칼럼을 써왔다. 오늘로 17개월간 눌문(訥文)의 행진을 마감하게 됐다.

마지막 기고를 앞두고 그동안 썼던 글들을 순서대로 읽어 보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약간의 용기도 필요했다. 필자가 쓴 글들 중에서 제목조차도 떠올리기 싫은 다수의 졸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타고난 게으름 병으로 글쓰기를 미루다가 결국 원고마감에 쫓겨서 황급히 송고하는 경우가 있던 탓이다.

한편으로는 눌변(訥辯)과 장고(長考)의 장애를 가진 필자에게 원고마감이라는 제약이 없었다면 글 한편도 제대로 공개 못했을 법도 했다. 하지만 초기 기고문부터 당시의 진지했던 염원과 열망이 되살아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연말에 쓴 ‘1944년 겨울행 타임머신’에서는 2018년 새해를 1945년 광복의 해로 여기며 광복 직전 시간으로 되돌아가 ‘다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타임머신에 탑승하자는 억설(臆說)로 새해를 염원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우려와 위기감 속에서 ‘평창동계올림픽 궁즉변 변즉통하라!’는 30년 만에 개최되는 평창동계올림픽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도하는 글이었다.

‘조마리아와 안중근의 피에타를 위하여’는 죽음을 앞둔 아들의 수의를 손수 만드는 어머니의 처절한 심정을 그리며, 면회 한번 가지 않았고 죽은 아들의 시신도 보지 못한 조마리아 여사의 한을 다루었다. 안중근 의사의 유골을 아직도 찾지 못하고 조마리아 여사의 묘지는 개발사업으로 소실되었지만,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처럼 모자상 건립을 통해 모자간의 상봉을 이루려는 소망을 꿈꾸었다.

이 소망은 많은 분들의 호응과 단체들의 협조 하에서 작년 8월 15일 DMZ 내부에서 ‘조마리아와 안중근의 모자상 건립’을 위한 실천운동으로 이어져 보람이 있었다.

아래는 필자의 전체 기고문을 읽고 자기소감과 정리를 겸하는 맺음 글이다.

타협과 끝점이 없는 갈등과 분열로 국가대의를 망각한다면 일제가 기획하고 심어둔 식민사관 속에서 우리는 아직도 광복되지 않았다. 끝까지 대화하고 타협하며 화합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한민족이 안고 있는 현 모순상황을 반드시 극복해야만 한다. 한반도의 비극과 20세기 모순의 잔재가 아직도 우리에게 남겨진 이유는, 길고 길었던 인류의 패권시대를 종결짓고 74억 전체인류를 한 몸으로 거듭나게 할 사명이 있기 때문이다.

인류문명발달사는 수렵시대부터 지금까지 무기발달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패권경쟁의 우위는 살상무기의 보유정도에 따라 좌우되었다. 미국이 세계최강국이 되기까지는 많은 요인들이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핵무기의 완성과 일본에 대한 잇단 원폭투하로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데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본다. 이후 70년 동안 핵무기 보유 여부가 국가들 간의 질서우위와 생존경쟁이 되었다. 때문에 지금까지 약소국가의 핵무기보유 시도는 강대국에 도전하는 역린(逆鱗)으로 간주되었다.

이제는 큰 전환의 시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우리가 무기와 전쟁을 통한 죽임과 어둠의 길을 걸어왔다면, 이제는 공존과 생명의 길로 나아갈 때다. 그동안 세계 산업규모 1위를 유지했던 군수방위산업을 최근에 생명살림의 헬스케어산업이 추월했고 급속히 확장됨이 그 방증(傍證)이다. 앞으로 군수방위산업의 규모는 축소되어갈 것이다.

북미간 핵무기폐기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유엔안보리 5개 상임이사 국가들을 포함해서 14개 국가들의 1만7천개 가량의 핵무장은 큰 모순이다. 인류가 어둠에서 밝음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으로 14개 핵무기 보유국가 모두가 한반도에 모여 기존의 ‘핵확산금지조약’에서 ‘핵공동폐기조약’으로 전환하며 공동으로 실천할 때가 되었다. 이 실천은 핵보유국가의 지도자들에 의해서는 결코 이뤄질 수 없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빛의 속도로 서로 소통하며 유기적인 한 몸으로 뭉쳐진 ‘우리’의 생명사랑과 정의로운 힘의 발현으로 가능해 질 것이다.

우리는 이미 하나였고 진정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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