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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시민이 되살린 자랑스런 머내만세운동

수지구 동천동·고기동 주민들
참여 애국지사 15명 서훈신청

3·1 운동의 발상지 마을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그동안 잊혔다가 주민들에 의해 극적으로 되살아났다.

주민들은 만세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고초를 겪은 이들을 찾아내 대통령 표창을 받도록 하고 100주년 기념행사를 마련하는 등 자발적으로 이뤄진 만세운동의 정신을 계승해 보였다.

지난 30일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 고기초등학교 앞에서 머내만세운동 발상지 표지석 제막식을 비롯한 머내만세운동 10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용인 3·29 머내만세운동은 일제강점기인 1919년 3월 29일 현재의 용인시와 기흥구 일대에서 수천 명의 주민이 참여해 태극기를 흔들고 ‘조선 독립 만세’를 외친 역사적인 항일운동이다.

머내는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고기동의 옛 지명으로, 주민들은 아파트들이 모두 들어서 마을의 옛 모습이 사라지기 전에 마을의 모습을 기록하기로 뜻을 모으고 자료수집에 나서 일제가 작성한 ‘범죄인명부’를 지난 2017년 찾아냈다.

범죄인명부에는 머내만세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마을 주민 16명에게 태형 90대를 선고한 기록이 남아있었다.

주민들은 이를 바탕으로 범죄인명부에 나온 이들에 대한 서훈신청에 나섰고 친일경력의 1명을 제외한 15명이 올해 삼일절에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자신의 마을이 역사적인 3·1운동의 발상지 가운데 한 곳이라는 자랑스러운 사실을 확인한 주민들은 지난해 99주년 기념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데 이어 지난 29일 머내만세운동에 참여했던 김원배 애국지사를 기리는 기념표지판을 설치했고 이날 100주년 기념행사까지 마련했다.

주민들로 이뤄진 ‘동천마을네트워크’와 ‘머내만세운동 기념행사 준비모임’이 주최·주관한 표지석 제막식에는 주민과 백군기 용인시장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백군기 시장은 “머내는 그동안 만세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주민 중심으로 행사를 진행해왔는데 민간의 힘으로 이렇게 꾸준히 성공적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이는 선조들의 뜻을 이어받은 주민들이 자주민이며 이 나라의 주인임을 자축하는 정신이 바탕에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념행사를 마련한 한 주민은 “주민들이 고증해낸 100년 전의 바로 그 만세행진 루트에서 과거 주민의 후손과 새 전입자들이 함께 행사를 준비했다”며 “주민들이 마을의 주인임을 스스로 확인해 나가는 과정으로서의 축제이자 마을공동체의 새 가능성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재기자 c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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