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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년 역사 품은 미추홀, 새로운 역사 쓴다

 

 

 

이름 바꾼 미추홀구, 생활사 기록

인천 미추홀구가 과거와 현재 역사를 재정비, 미래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미추홀구는 지난 2018년 7월 전국 최초로 구 명칭 변경에 성공했다. 기존 잘못된 방위개념의 남구라는 명칭에서 벗어나 역사성과 고유성, 정체성 등을 담은 미추홀구로 변경하며, 새롭게 도시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과거와 근현대 구민 생활사를 기록으로 남겨 미래에 전달하기 위한 작업도 충실히 진행하고 있다.

작년 남구→ 미추홀구 명칭 변경
도시마을 변천·주민의 삶 기록
‘도시마을생활사’ 4편 5년 만에 완간

인천 역사의 태동지 문학산 정상에
‘역사관’ 개관…문화유산 175점 전시
주민참여형 마을박물관 3곳도 ‘눈길’

 

 

 

 

인천 그리고 미추홀과 문학산

미추홀(彌鄒忽)이란 지명은 인천의 옛 이름으로 물의 도시라는 뜻으로 알려져 있다.

2000년 전인 BC 18년, 북쪽에서 무리를 이끌고 온 주몽의 아들 비류가 문학성에 자리 잡을 당시 바로 이곳 명칭이 미추홀이었다.

당시 비류는 황금보다 소중한 소금을 기반으로 대륙과 해양진출의 꿈을 꾸었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400년이 흘러 백제 13대 임금인 근초고왕은 이 지역을 통해 산동지방과 일본으로 진출했다.

조선시대 문헌자료인 여지도서에는 비류가 정한 미추홀의 근거지를 문학산으로 보고 있다. 즉, 문학산은 미추홀의 근거지로 인천 역사의 태동지였다는 사실을 추정할 수 있다.

 

 

남구의 새이름, 미추홀구

미추홀구는 2018년 7월 ‘구 명칭 변경 관련 법률안’이 시행됨에 따라 명칭을 변경,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지난 1968년 구(區)제 실시로 사용됐던 방위개념의 남구 명칭은 시행 50년만에 역사의 기록으로 남게 됐다.

미추홀구는 민선 7기 김정식 구청장의 임기 시작과 함께 미래 지향적인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앞서 구는 역사적 가치 발굴과 도시브랜드 가치를 창조하는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3년 넘게 구 명칭 변경 사업을 추진했다.

2015년 12월에는 인천 동구, 서구와 함께 ‘자치구 명칭 변경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뒤 이듬해 4월 동구와 합동 토론회를 개최, 2016년 5월 구 명칭 변경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2016년 5월과 11월에는 2차례에 걸쳐 구민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했으며, 2017년 구민 대상 명칭 공모와 전 세대 우편조사를 실시, 구 명칭을 선정했다.

이후 (당시)남구의회·인천시의회 의견청취, 행정안전부 건의, 국회의원 법률안 발의, 국회 본회의 의결 등의 과정을 거쳐 2018년 3월 법률안 공표와 7월1일 시행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최근에는 부산 북구가 미추홀구의 사례를 토대로 구 명칭 변경을 선언하기도 했다.

 

 

과거와 현재의 기록, 미래에는 역사

미추홀구는 최근 도시마을의 변천과 주민의 삶을 기록한 도시마을생활사 4편을 5년만에 완간했다.

도시마을생활사는 지난 2014년 숭의·도화동을 시작으로 용현·학익동과 주안동, 관교·문학동 등 7개 법정동을 4편으로 구성, 8명의 편찬위원과 19명의 전문 연구자들이 참여해 매년 한 편씩 시리즈로 발간했다.

책은 도시에는 마을이 없다는 편견을 깨고 마을공동체의 현재적 모습을 재발견하려는 노력으로 도시마을과 주민들의 삶에 대해 미시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선도적인 시도와 관점은 인천지역의 여러 지자체에도 큰 반향을 일으켜 도시마을이야기, 도시생활사, 마을지 등의 유사한 편찬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발간된 도시마을생활사에 기록된 ‘관교동(官校洞)’과 ‘문학동(文鶴洞)’은 미추홀구의 위상과 역사성을 가장 적절하게 보여주는 지역이다.

이름에서 ‘관아’와 ‘향교’, 인천의 역사와 그 맥을 함께 한 ‘문학산’을 모두 나타내고 있다.

이 지역은 기원전 18년 비류 세력이 정착한 미추홀의 중심지이자 인천 역사의 출발지로 고려시대 이래 읍치(邑治)가 형성돼 전통시대 인천지역의 행정·교육의 중심지였으며, 문학산성은 군사적 요충지 역할을 다해왔다.

이 같은 일련의 역사적 변천과정과 이를 뒷받침 해주는 자료, 주민 삶의 이야기 등은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 마을과 주민들이 경험한 일제강점기와 3·1운동, 6·25전쟁, 문학산 권역 구석구석의 문화유산 등에 대한 역사 이야기와 자료도 수록됐다.

 

 

2천년 역사 품은 문학산 역사관

지난 2015년 문학산이 일반인에 개방됨에 따라 미추홀구는 지난해 9월 정상에 ‘문학산 역사관’을 개관했다.

또 문학산성 학술 조사 등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해발 217m에 위치한 문학산 역사관은 기존 군부대 막사 1개동(157.71㎡) 내 95.74㎡ 규모로 조성, 20~40분의 도보를 통해서만 방문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관 6개월 만에 1만1천676명(2019년 2월말 기준)의 누적 관람객수를 달성했다.

역사관에는 유물과 사진·지도, 모형, 영상 등 175점의 전시물이 전시되고 있으며 선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문학산의 시대별 역사와 문화유산을 다양한 주제로 전시하고 있다.

또 미추홀의 고인돌 모형과 문학산 제사유적 출토유물, 문학초등학교 운동장 출토유물 등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특히 역사관에는 시민들로 구성된 전문 해설사가 배치, 관람객들에게 스토리텔링 전시 해설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역사관은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5시까지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과 명절 연휴는 휴관한다.

한편 역사관은 기존 군사시설의 흔적을 보존하면서 리모델링을 통해 전시관을 조성, 군사시설을 효율적으로 활용한 도시재생의 새로운 모델로도 손꼽히고 있다.

 

 

조금 특별한 마을박물관

미추홀구에는 조금 특별한 박물관이 3곳이나 있다.

마을박물관이라 이름 붙여진 이곳에는 잊혀져 가는 마을의 역사와 그 지역 주민들의 추억 속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다.

특히 주민들로 구성된 마을큐레이터들이 직접 전시를 기획하고 설명도 진행하는 ‘주민참여형’으로 운영,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때문에 미추홀구 마을박물관은 입소문을 타면서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타 지자체의 발길도 줄을 잇고 있다.

최근에는 사례연구를 위해 제주특별자치도 서부권 수눌음 마을행복센터 사업단이 방문했으며, 지난해에는 광주광역시 남구가 사례분석을 위해 마을박물관을 방문했다.

이밖에도 구는 2015년 교육부의 인문도시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인천시립박물관과 상호 협약을 맺어 용현5동에 토지금고 마을박물관을 조성했다.

이후 2016년 도화2·3동 쑥골 마을박물관, 2017년 용현1·4동 독정이 마을박물관을 조성했다.

/인천=윤용해기자 yo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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