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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목련이 피는 계절

누구나 이 노래들을 듣고 지난날 회상에 빠진 적이 한번은 있을 것이다. ‘목련 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박목월의 시에 김순애가 곡을 붙인 ‘4월의 노래’다. 김순애가 6·25 전쟁이 끝나갈 무렵 학생들의 정서를 순화하기 위해 만든 이래 국민 가곡화 됐다. 지금도 이 무렵이면 어김없이 전파를 탄다.

‘그대처럼 우아하게 그대처럼 향기롭게/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나 값있게 살아가리/ 오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 사랑 목련화야/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나 값있게 살아가리.’ 제2절 가사가 이렇게 끝나는 국민 가곡, 조영식 작사, 김동진 작곡의 ‘목련화’도 역시 마찬가지다..

양희은의 노래도 그렇다. ‘하얀 목련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봄비 내린 거리마다 슬픈 그대 뒷모습/ 하얀 눈이 내리던 날/ 우리 따스한 기억도/ 언제까지나 내 사랑이어라 내 사랑이어라.’ 이렇게 시작하는 시를 그가 쓴 때는 지병 악화로 생사의 갈림길에서 수술을 위해 입원해 있던 1982년 봄이었다. 병실 창 밖으로 봄 햇살 속에 하얀 꽃을 피운 목련이 자신의 삶에 대한 은유로 비쳤다는 것이다. 작곡가 김희갑이 만든 곡에 시를 붙인 ‘햐얀 목련’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목련을 소재로 한 대중가요 중 불후의 명곡이 됐다.

그런가 하면 봄꽃 중 가장 크고 순백이어서 인지 다양하게 표현한 시 구절도 많다. “아이스크림처럼 하얀 봄을 한입 가득 물고 있는 아이들의 예쁜 입”, “갑자기 바람난 4월 봄비에 후두둑 날아오른 하얀 새떼의 비상”, “어두움을 밀어내려고 전생애로 쓰는 유서”, “내 어릴 적 어머니 분냄새가 난다” 등등

이렇듯 만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목련이란 이름은 불교에서 유래했다. 나무에 핀 연꽃이란 의미다. 사찰의 문살 문양에 6장 꽃잎도 목련을 형상화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목련은 늘 북쪽을 향해 피어 ‘북향화‘라고도 한다. 임금이 계신 북쪽을 향하기에 충절을 상징했다. ‘봄의 전령(傳令)’이라는 목련이 해맑고 화사하게 꽃을 피우는 계절이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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