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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20대 조울증 증가

‘양극성 기분장애’로도 불리는 조울증은 기분 변화를 조절하는 뇌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병이다. 비정상적으로 기분이 들뜨는 상태인 ‘조증’과 우울하고 슬픈 상태인 ‘울증’이 불규칙하게 나타난다.

역사적 인물 가운데 조울증이나 우울증 환자가 많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미켈란젤로, 고흐, 베토벤, 톨스토이, 헤르만 헤세, 마크 트웨인, 헤밍웨이, 뉴턴, 링컨, 처칠 등이 그들이다. 높은 목표가 성공의 견인차가 되기도 하지만 사는 내내 심한 감정 기복과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는 얘기다.

조울증을 방치하면 정상적인 대인관계가 어렵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우울증보다 높다. 국내 학계에서는 조울증이 인구 100명당 3~7명에게 발생하고, 유병률은 전체 인구의 1%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의 관심은 낮다. 조기진단이 어려워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도 많다. 대한우울·조울병학회는 2005년부터 매년 5월 하순을 ‘조울병의 날’ 주간으로 정하고 무료 선별검사 등을 통해 조울병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최근 들어 더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조울증 치료 환자는 2013년 7만1천687명에서 2017년 8만6천706명으로 4년 만에 21% 증가했다. 주목할 대목은 20대 청년층과 70대 노령층에서 환자 비율이 가장 높고 증가 속도도 가장 빨랐다는 점이다. 2017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조울증 환자는 70대 이상이 305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20대(209명)였다. 최근 4년간 증가율도 70대 이상(58.7%), 20대(37.5%)가 40대(7.7%)보다 각각 7배, 5배 높았다.

전문가들은 20대의 조울증 급증 원인으로 학업·취업 스트레스를 꼽고 있다. 무한경쟁의 삶을 살아가며 열심히 노력해도 행복하기 쉽지 않다는 현실이 청년들의 우울을 키운다는 것이다. 반면 노년층의 조울증 급증은 빈곤, 건강 악화, 가족 사별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조울증은 개인의 성격 결함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사회적 심리 질환인 셈이다. 국가적 관심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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