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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이후… 네가 없는 생일

세월호가 남긴 유가족의 슬픔
다양한 시선·위안 담아낸 영화

 

 

 

생일

장르 : 드라마

감독 : 이종언

출연 : 설경구, 전도연, 김보민, 윤찬영

영화 ‘생일’은 전 국민에게 안전 트라우마를 안긴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다.

비행기 착륙을 앞둔 정일(설경구 분)은 기내에서 바다를 바라본다.

아들 수호(윤찬영)가 사고로 죽고 한참 뒤에나 귀국하게 된 정일은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을 품고 아내 순남(전도연)과 딸 예솔(김보민)의 일상에 조심스레 발 들인다.

올해도 수호(윤찬영)가 없는 수호의 생일이 다가오고, 정일과 수호의 친구들은 수호의 생일 모임을 열고자 하지만 순남은 반대한다.

순남은 예솔을 씻겨주고 밥도 차려주지만 아들 잃은 깊은 슬픔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아들 수호의 방은 몇 년째 치워지지 않았고 입을 사람이 더는 없는데도 수호의 새 옷을 사오는 가 하면 고장 난 현광등이 불쑥 켜지면 왠지 아들이 온 것 같아 내심 반갑다.

수호의 동생 예솔(김보민)은 학교에서 갯벌 체험을 갔지만 바다에 들어가길 꺼려하고 평소 좋아하던 생선 반찬을 먹지 않고 반찬 투정을 하다 순남에게 혼이 난다.

별다를 것 없는 평범한 일상이 계속되는 듯 보이지만 사실 이들은 치유할 수 없는 큰 내상을 입었다.

담담하게 하루하루를 버텨오던 순남이 꿈에서 아들을 만난 어느 밤, 참았던 울음을 토하는 장면은 보는 이들까지 안타깝게 한다.

그러면서도 온 아파트를 울리는 순남의 울음소리가 지겹다는 옆집 딸이나 보상금은 얼마나 받냐고 말하는 친척 등 세월호 유가족을 향한 다양한 시선을 가진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았다.

영화는 이같은 내용으로 세월호가 우리 사회에 남긴 집단적 트라우마를 짚어낸다.

다큐멘터리 영화처럼 사건을 나열하지도 않고 세월호를 둘러싼 온갖 정치 논리 등으로부터는 벗어나 미시적으로 한 유가족의 슬픔에 집중했다.

영화는 섣부른 해석과 이해 또는 위로가 실제 사건이나 유가족들의 심경을 왜곡이라도 할까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한다.

영화 후반부 수호의 생일 장면에서는 순남과 정일 뿐 아니라 수호의 친구들, 다른 유가족들이 각자의 슬픔을 꺼내놓는다.

30분이 넘는 롱테이크로 촬영된 이 장면에서 관객은 그곳에 모인 모든 사람의 슬픔과 상실감을 이해하고 함께 눈물 흘리게 된다.

/정민수기자 j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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