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38년째를 맞은 국내 최고의 인기 프로스포츠인 프로야구가 시즌 초반 흥행에 비상이 걸렸다.
4일 KBO에 따르면 지난 달 23일 개막한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가 3일까지 팀당 10경기씩 총 50경기를 치른 가운데 전국 9개 구장에서 57만465명(경기당 평균 1만1천409명)이 입장해 지난해 같은 기간(경기당 평균 1만2천936명)보다 12%나 감소했다.
KBO리그는 개막 첫 날인 지난 달 23일 4개 구장이 만원을 기록하는 등 총 11만4천28명이 입장해 역대 개막일 최대 관중 신기록까지 세웠다.
그러나 불과 2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관중이 뚝 떨어져 KBO가 고심하고 있다.
구단별로는 NC 다이노스가 신축구장 효과에 힘입어 관중이 지난해보다 45%나 늘어났고, 한화 이글스는 13%, 삼성 라이온즈도 2% 늘었지만 나머지 7개 구단은 두 자릿수 이상으로 관중이 크게 줄었다.
특히 지난 시즌 100만명 이상을 동원했던 두산 베어스(22%)와 LG 트윈스(14%), SK 와이번스(25%) 등의 관중이 20% 이상 줄어들며 리그 전체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 시즌 KBO가 내세운 관중 목표는 역대 최다인 878만명이지만 지금 추세라면 목표 달성은 커녕 4년 만에 시즌 관중 800만 명 선이 무너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KBO 사무국은 시즌 초반 빈 좌석이 늘어난 원인으로 예년보다 길어진 ‘꽃샘추위’를 꼽고 있다.
올해는 4월 초순까지 전국에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아침저녁 기온이 영상 10℃ 미만으로 떨어지며 강풍마저 불고 있다.
이 탓에 야간 경기를 보러 온 팬들은 겨울 패딩으로 중무장하고도 추위에 덜덜 떠는 모습이 눈에 띈다.
예년과 달리 한 팀이 개막전부터 5경기 연속 홈경기를 치른 뒤 원정팀이 뒤늦게 홈 개막전을 여는 대진 방식도 흥행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금조 KBO 운영본부장은 “개막전을 원정으로 치른 팀들도 홈 개막전을 주말에 열 수 있도록 올해 대진 방식을 바꿨는데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며 “개막전부터 한 구장에서 5경기 연속 열리니 팬들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KBO는 이번 주말부터 날씨가 풀리고 순위경쟁이 본격화되면 관중이 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민수기자 j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