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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오냐오냐 교육의 비극

 

 

 

경제적으로 부유한 한의사가 있었다. 인성이 좋아서 주변사람들과 인간관계도 좋았다. 나라 안에서 몇째 안가는 고급 주택에 살고 있었다. 세상 사리(事理)에도 밝았다. 가정 밖에서는 저명인사였다.

그러나 가정에서는 딱 하나밖에 없는 아들 앞에서 모든 것에 약했다. 불면 꺼질까 걸어가면 넘어질까 금이야 옥이야 귀하게 길렀다. 아들이 원하는 것이면 무조건 들어줬다. 청소년시절에 고가(高價)의 오토바이를 사줬고 ‘오냐오냐’하면서 돈은 달라는 데로 줬다.

부모를 살해한 비극

아들은 외국으로 유학을 갔다. 아들은 미국에서 경제적 풍부함으로 생활이 자유로웠다. 돈 많고 시간의 여유를 갖게 되자 아들은 카지노에 빠졌다.

돈을 잃었다. 그 돈을 부모에게 송금하도록 했다. 부모는 서너 번은 아들이 원하는 대로 보냈지만 그 횟수가 지나치게 잦아지자 의심을 하고 생활을 바로 잡으려고 교육을 시키면서 보내는 횟수를 줄여갔다.

그러나 때는 늦었다. 아들은 빠져나올 수 없는 도박에 중독이 되었다. 부모가 자꾸 이유를 묻고 돈을 따지게 되자 아들은 자신이 필요한 돈을 소유하기 위해 귀국을 했다. 그리고 밤중에 자기 집에 불을 질렀고 부모는 그 불에 타서 목숨을 잃었다.

귀한 자식일수록 엄하게 키워야

기소한 검사가 물었다. “왜 너를 풍족하게 길러준 부모를 죽였느냐?” 아들이 답했다. “부모가 죽으면 그 돈은 제가 상속을 하게 되니까 그 돈을 갖기 위해서요.”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은 아들은 존속살인자는 재산 상속권이 없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아들은 지금도 감옥생활을 하고 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자식 한 명이나 두 명을 두고 있어 인구가 줄면서 자식은 더욱 귀한 존재로 됐고 그만큼 오냐오냐 교육은 가정이나 학교에서 늘어나고 있다. 유태인들처럼 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를 잡아주기도 하지만 입에 넣어주기까지 하는 현상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오냐오냐 교육은 비극이다. 옛날 말에 귀한 자식일수록 엄하게 키워야 한다고 했지만 현대의 많은 부모들은 그렇게 못하고 있다. 과잉보호의 슬픈 현상은 일부의 군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가 전체로 번질까봐 노파심이

한 발에 15억 원짜리 국산 신형미사일이 오발로 공중 폭발했는데 원인은 정비과실이었다. ‘우리 아이가 운동화 끈을 잘 못 묶으니 살펴 달라’는 부모도 있었다. 지뢰제거 작전에 부모에게 동의서를 받는 일도 있었다.

카투사 병이 군대생활 대신 집에서 지내던 일도 있었고 휴대폰 사용으로 인터넷도박이 수 십 건 적발되기도 했다. 사고 책임에 두려움을 갖는 지휘관들과 군에 간섭하는 부모들로 우리의 군대는 점점 병아리 군대로 가고 있는가 걱정이 된다. 일부이지만 그 일부가 전체로 번질까봐 노파심이 일어난다.

이러다가는 만약 전투가 일어나면 지휘관들이 부모들의 허락을 받아 공격명령을 내려야 할 판이 생기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문제는 오냐오냐 교육에서 나오는 것이다. 앞으로 오냐 오냐 교육의 비극이 얼마나 더 커져갈는지 큰 걱정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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