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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봉사는 인생의 보물을 캐내는 일

 

 

 

어린 시절 용인 시골에 살면서 땅속의 보물을 캐는 일은 생존이자 즐거움이었다. 금이나 다이아몬드를 캐는 일이 아닌 더덕이나 칡 등산에서 먹을 것을 캐내는 일이었다. 땅은 인간에게 수많은 보물을 준다. 고구마, 감자, 더덕, 칡, 연근, 땅콩, 무 등은 땅속에서 자라는 보물이다. 인생의 보물을 얻는 길은 또 무엇이 있을까. 보물 즉 ‘Treasure’는 봉사를 통해 얻게 되는 선물이 아닐까.

로타리클럽 사업가인 아더F.셀던은 “가장 잘 봉사하는 사람이 가장 큰 이익을 얻어낸다.”라고 말했다. 봉사는 자신의 보물을 스스로 캐내는 일이다. 봉사는 누군가에게 보여지는 일, 착한 일, 가식적인 행동이 결코 아니다. 지속적인 나눔을 통해서 내가 더 많은 것을 얻게 된다.

재물을 나누는 것은 조금 나누는 것이고, 지혜를 나누는 것은 많이 나누는 것이며, 사랑을 나누는 것은 모두 나누는 것이라고 한다. 마음으로 다가가며 자신의 시간, 물질, 땀과 재능을 기꺼이 타인과 나누고자 하는 봉사는 우리네 인생에 기쁨이라는 보물, 행복이라는 보물을 선물로 준다.

성형외과 의사를 하면서 일 년에 한달 씩이나 병원을 비우고 해외 의료봉사를 가는 K의사를 알고 있다. 성형외과 의사로서 수입을 포기하고 어느 때는 한 달간 병원 문을 닫기도 한다. 큰돈을 버는 의사로서의 삶을 살지 않는다. 심지어 의료봉사를 가면서 의약품도 모두 사비를 털어 사간다.

캄보디아, 몽골, 베트남, 필리핀 등의 오지 마을을 다니면서 외과적인 처치가 필요한 사람들을 치료하고 돌본다. 처음에는 혼자서 부인과 함께 떠나던 일이었지만 점차 함께 봉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이제는 팀을 꾸려서 활동하고 있다. 그에게 왜 의료봉사를 떠나는가라고 물으면 한결같이 “오히려 내가 얻는 선물이 크다”고 답한다. 오랫동안 봉사활동을 지속해 온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개인적인 친분으로 가까이 지내는 모 장애인단체 C회장은 스물여덟 한창의 나이에 필리핀으로 농촌봉사를 떠난 적이 있다. 강원도 양구에서 농사짓고, 축산업을 했던 그는 신문에 실린 국제봉사단원모집이라는 단어에 끌렸다고 한다.

1992년 필리핀의 오지 마을의 농가에서 2년간 마을 사람들과 살면서 가축 사양 기술을 전수했다. 2년간의 봉사가 이후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소유보다는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인생관을 갖게 됐다. 60대 노후의 삶 역시 해외 봉사를 할 거라고 말한다. 봉사를 하는 사람들은 이처럼 무언가에 전염된 듯 빠져든다. 무언가에 중독되듯이 말이다.

봉사는 인생의 보물을 캐는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 땅 속에 있는 금은보화는 노력으로 캐내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 곡괭이를 들고 열심히 땀을 흘리면서 캐내야 한다. 고구마도 감자도 더덕도 마찬가지다. 땅은 땀 흘려 노력한 자에게 소산물을 내어 준다. 봉사도 그러하다.

단순히 누군가를 원조하고, 기부하는 돈이 봉사의 끝이 아니다. 봉사로 자신의 인생의 ‘Treasure’ (보물)을 찾아 떠나는 건 어떨까. 보물섬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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