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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광어의 눈물

광어와 도다리, 생김새는 납작한 것이 둘이 닮았다. 하지만 다르다. 구별하는 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광어 눈은 왼쪽, 도다리 눈은 오른쪽에 쏠려 있다. ‘좌광 우도’로 기억하면 된다.

이중 광어는 ‘자산어보’에서는 ‘넙치 접’자를 써 ‘접어’로 소개하고 있다. ‘본초강목’에는 나라를 상징하는 물고기로 기록돼 있다.

사실 광어는 사투리다. 넙치가 표준말이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광어라는 이름으로 널리 불리면서 광어도 표준말로 대접받게 됐다. 넙치라는 이름은 넓적한 생김새에서 파생된 말이며 광어는 廣(넓을 광)자에 魚(물고기 어)자를 붙여 만들어졌다.

광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횟감 중 하나이다. 고기 맛이 좋은데다 대량 양식에 성공하면서 대중화된 결과이다. 그런데 광어회를 좋아하기는 북한 사람들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1996년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 당시 생포된 승조원은 체포 후 심문과정에서 심경의 변화를 알리며 첫 소감을 ‘광어회가 먹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 였다니 말이다. 또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피살당한 김정남도 일본에선 참치회보다 광어회만 즐긴 광팬으로 전해진다.

1980년대 양식에 성공한 후 지금이야 어시장과 횟짐 수족관에 널린게 광어고 국민 횟감으로 자리 잡았지만 그 이전까지 보통사람은 한 점 맛보기도 힘든 최고급 음식이었다. 흔해진 요즘 동네 횟집에 보면 ‘광어 한 마리 9,900원’이라는 광고판이 붙어있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것들은 대략 500g 정도 되는 작은 녀석들이 대부분이다. 양식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헌데 잘 알려진 것과 같이 덩치가 작은 것은 영 맛이 없다. 광어는 무조건 덩치가 클수록 맛있는데 특히 2kg 이상 자라는 자연산이나 수입품인 알래스카 대광어를 따라갈 수 없다.

양식 광어 가격이 요즘 바닥을 모르게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마리당 7천33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1천302원보다는 35.1% 하락했다. 이유는 맛보다 국내 소비 부진이 가장 크다. 모양이 비슷한 도다리는 요즘 제철을 맞아 ‘상종가’를 기록 중인데 광어는 눈물을 흘리고 있는 형국이다./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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