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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세월호 5주기, 과거 교훈 삼는 지혜를 모을 때

지금으로부터 5년 전 온 국민을 울린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50분쯤 인천에서 제주로 가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바다에서 전복돼 침몰했다. 배는 금방 가라앉지 않고 이틀 동안이나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지만 구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배에 그대로 있으라’는 잘못된 정보가 방송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에 지켜보는 사람들은 기가 막힐 수밖에 없었다.

해경을 비롯한 당국이 손을 쓰지 못하고 결국 탑승객 476명 가운데 304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돼 온 나라는 통곡의 장으로 변했다. 특히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324명 중에 희생자가 많이 나옴에 따라 지켜보던 사람들의 마음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사고를 겪은 시민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다짐하며 철저한 사고조사와 원인 규명,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이후 5년간 주체를 바꿔가며 조사가 이루어졌지만 국민이 납득할만한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다.

사고 직후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 침몰원인으로 급격한 진행 방향 변경과 화물 과적, 고박 불량, 무리한 선체 증축 등을 지목했다. 2015년 1월에는 세월호 1기 특조위가 출범했으나 수사권·기소권 논란 속에 별다른 조사도 하지 못한 채 종료됐다. 2017년 3월에는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인양된 세월호를 조사했지만 역시 선체의 무리한 증·개축과 복원성 훼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내인설과 외부충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열린 안’을 같이 내고 끝냈다.

세월호는 물에서 나와 육지에 고정된 채 촘촘한 수색을 거쳤고, 당시 승객을 내버려 두고 나온 선장과 선원, 적극적인 구조를 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해경 지휘관 등에게 징역형 등이 내려졌다. 그러나 의문이 해소되기는커녕 조사방해 등 새 쟁점이 터져 나오거나, 정쟁이 불거져 추모의 취지가 퇴색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5년이 지난 지금 유가족과 관련 시민단체들은 당시 정부 책임자 등 18명의 처벌을 요구했다. 세월호의 아픔은 ‘진행형’이다. 이런 흐름이라면 5년, 10년이 더 지나더라도 유가족들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희생자들을 잊지는 않더라도 하염없이 울면서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재난의 진상규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허송세월만 해서는 또 다른 재난을 막지 못한다. 상처를 치유하는 따뜻한 국민적 마음과 과거를 교훈 삼을 줄 아는 지혜를 모아야 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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