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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하기엔 먼 이웃’ 이천-여주시, 상생발전 도모할 때

각별했던 이웃, 1970년대 산업개발·민선자치 이후 서먹
쌀·도자기 등 겹치는 지역특산물 놓고 자존심 경쟁 치열
지역주민들 “송무백열의 자세로 협업·협치 이뤘으면…”

 

이천시와 여주시는 과거 농경문화의 공감정서와 산업구조나 주민성향, 생활권이 비슷해 친근한 이웃이었다.1970년대 산업개발 여파와 민선자치 이후 지역 여건이 확연히 달라지며 소원한 관계로 변했다. 특히 쌀, 도자기 등 겹치는 지역특산물을 두고 경쟁하며 더욱 ‘가까이 하기엔 먼 이웃’으로 이어져왔다.그러나 시대가 변한 만큼 진정한 풀뿌리 민선자치시대를 맞아 경쟁과 반목의 정서를 털어내야 할 때라는게 중론이자 주민들의 바람이다. 이에 ‘벗이 잘 되면 기쁘다’는 송무백열(松茂栢悅·소나무가 무성하면 잣나무가 기뻐한다)의 자세로 이전의 각별한 이웃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양 시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조명해 본다.

경기도 동남부권의 이웃 지자체 이천·여주

1970년대 이전의 이천과 여주, 여주와 이천은 생활면이나 산업구조적인 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만원 완행버스로 신작로를 거쳐 읍내장터로 가는 여느 시골의 일상 그대로였다.

그래서 여주장(5일-10일/하리)이나 가남장(1일-6일/태평리)에 이천 사람들이 몰려 오고, 이천장(2일-7일/관고동)과 장호원장(4일-9일/오남리)에는 여주사람들이 제 집처럼 드나들었다.

그러던 중 국도3호선을 따라 서울의 대기업들이 경기도로 대거 이전하면서 당시의 현대전자(지금의 SK하이닉스), 진로, OB, 제일제당, 대신기업, 샘표식품, 라미, 쥬리아화장품 회사 등의 대기업들이 이천에 들어왔고, 그러면서 여주와 이천의 지역경제 구도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품목별 농특산물(이천: 쌀, 복숭아, 인삼, 도자기/ 여주: 쌀, 고구마, 도자기, 참외, 땅콩)은 유사하나 기업의 입지로 인해 인구수(이천: 22만1천명/ 여주: 11만1천명)와 예산(2019년 기준 이천: 1조361억원/ 여주: 7천553억원)이 차이를 보이면서 이천시가 여주시보다 훨씬 먼저 시로 승격하게 된다.

그리고 민선으로 접어든 지난 24년 동안 지방자치라는 급물결에 양 시는 점점 서먹한 사이가 되어갔다.

 

 

 

 

쌀, 도자기 등 겹치는 경쟁구도로 소원해진 이웃 여주·이천

먼저 쌀 문제로 대립하기 시작했다.

예부터 이천시와 여주시의 쌀은 품질 좋은 진상미로 유서 깊은 특산품이다.

그러나 이천이 1995년 임금님표로, 여주가 1999년 대왕님표로 상표등록을 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전국 첫 모내기(2월12일- 이천)’, ‘전국 첫 쌀 수확(7월9일- 여주)’이라는 홍보로 다툼의 날을 세웠다.

가격에서도 농협수매가로 자존심을 세우고, 시중의 마트에서도 1천원 차이의 고가를 고집했으며, 대왕님표 여주쌀과 임금님표 이천쌀의 전철홍보 및 아침TV 시청시간의 광고까지도 겹쳐 진행한 것이다.

그러다가 지난 3일 양 시는 ‘2019 국가브랜드 시상식’에서 나란히 대상을 수상하며 묘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그렇게 불편한 경쟁은 도자기 축제로 이어져 2001세계도자기엑스포의 주행사장 입지를 놓고 여주와 이천 그리고 광주시가 치열한 경합을 벌였고, 광주는 왕실도자기, 이천은 전통도자기, 여주는 생활도자기로 콘셉트를 갖춘 끝에 ‘2001세계도자기엑스포’의 주행사장이 이천으로 결정되면서 주름의 상흔이 남게 되었다.

이에 도예인과 농민, 지역주민 등은 무리한 대결구도보다 협업과 공존의 묘(妙)로 시너지를 창출할 때라고들 말하는 분위기다.

 

 

양 시가 협업과 협치로 상승기류를 만들어내기 보다 쉬운 것이 바로 축제다.

비슷한 시기에 개최되는 축제가 많은 만큼 협치와 협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천시에서는 ‘백사산수유꽃축제(2019년 기준 3월29일~3월31일)’, ‘도자기축제(2019년 기준 4월26일~5월12일)’, ‘햇사레장호원복숭아축제(2019년 기준 9월20일~9월22일 예정)’, ‘쌀문화축제(2019년 기준 10월16일~10월20일)’가, 여주시에서는 ‘흥천남한강벚꽃축제(2019년 기준 4월12일~4월14일)’, ‘도자기축제(2019년 기준 4월27일~5월12일)’, ‘금사참외축제(2019년 기준 5월31일~6월2일)’, ‘오곡나루축제(2019년 기준 10월17일~10월20일)’ 등이 개최되고 있다.

먼저 꽃축제인 산수유축제와 흥천남한강벚꽃축제는 수도권 상춘객들로부터 상당한 주목과 호평을 받고 있으며, 과실축제인 이천의 햇사레복숭아축제와 여주금사참외축제는 차곡차곡 내실을 다지며 볼거리, 먹거리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돕고 있다.

 

 

 

 

견제 의미 없어진 지방자치, 단체장의 포용 리더십으로 협업신뢰 쌓아야

양 시장의 포용적인 안목과 리더십도 두 지자체가 협력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단체장뿐 아니라 지방의원들도 특정정당 일색으로 채워졌고, 그로 인해 견제와 감시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없게 됐다.

이처럼 일방적인 독주 시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단체장의 투명한 건전성과 포용적 안목의 리더십은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사람중심의 행복여주’로 교육·육아여건 개선, 일자리 창출, 도시농촌 조화, 문화예술, 시민소통, 청사 신축의 중점과제를 여주시민행복위원회와 함께 추진하는 이항진 여주시장의 뚝심과 ‘시민이 주인인 이천’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시민참여예산제, 문화복지도시구축, 균형발전도시 조성, 혁신성장으로 일자리 창출을 외치는 엄태준 이천시장의 용인력이 두 도시가 협업하는 데 좋은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천=방복길기자 bb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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