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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뜨락]비난에 익숙해진 세상

 

 

어느 단체에서나 화합하고 구성원과 관계를 잘 유지하는 원만한 사람이 돼야겠지만, 사회활동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고 독설가인 필자도 조직 생활은 역시 어려운 일이다.

옛적에 부처님께서 궁궐을 빠져나와 출가하실 때 함께한 마부가 있었다. 부처님과 한날한시에 태어난 찬나이다. 찬나도 출가하여 비구가 됐는데, 부처님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내세워 늘 거들먹거렸다.

성격은 괴팍하고 거칠었으며, 욕지거리를 잘해서 부처님의 제자인 목련과 사리자를 헐뜯기도했다.

부처님이 찬나를 불러 가르치셨다. “찬나여, 두 명의 제자는 그대의 선한 벗이니라, 벗을 섬기고 따라서 수행하도록 하라” 부처님이 세번이나 충고하셨지만 소귀에 경 읽기였다. 찬나의 교만함은 고쳐지지 않았다.

“아난다여, 내가 입멸한 뒤에 찬나에게 아무도 말을 걸지 않는 벌을 주어라, 어떤 비구도 먼저 말 걸지말 것이며 대답도 하지 마라, 그래야 찬나가 부끄러움을 알고 뉘우칠 것이다”

부처님이 열반에 드신 뒤 아난다는 찬나에게 가서 부처님의 벌을 알렸다. 찬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부처님이 세 번이나 일러주셨는데도 깨우치지 못한 것을 뒤늦게 자책하며 세 번이나 정신을 잃었다.

그 뒤 찬나는 참회해 교만함을 버리고 홀로 부단히 정진했다.

그리고 마침내 높은 깨달음을 얻었다. 부처님은 찬나를 모른 척하라고 하셨으니, 찬나를 따돌리라는 뜻이었을까? 아니다, 교만하고 예의 없이 굴면 모든 사람에게 외면받게 됨을 몸소 가르쳐 주신 것이다.

우리는 사회를 떠나서 살 수 없다. 집도 우리에게는 사회요, 친구들과의 만남도 사회이며, 복지관이나 절도 우리에게는 사회이다. 이러한 사회에도 찬나 같은 사람이 더러 있다. 잘난 채 뽐내며 다른 사람을 무시한다.

작은 허물도 없는 사람은 없다. 완벽한 사람은 오히려 인간적인 매력이 없어서 가까이 다가서기 어렵다. 우리네 역시 작은 결점은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남의 좋은 점보다 결점이 먼저 보이는 것은 가랑잎이 솔잎더러 바스락거린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의 허물을 꼭 말해야 한다면 다섯 가지를 갖추라고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반드시 사실이어야 하고, 말할 때를 잘 알아야 하며, 이치에 맞아야 하고, 부드럽게 말해야 하고, 자비심으로 말해야 한다.

날마다 똑같은 사람일 수가 없다. 그러기에 함부로 남을 판단할수 없고 심판할 수 도 없다.

세상이 비난에만 익숙해 온통 뉴스며 종교계도 정치판이며 학계조차 난무하는 비난 비방이 전염병 처럼 창궐한다.

누군가에 대해서 비난을 하고 판단을 한다는 것은 신사 숙녀가 할 짓이 아니다.

한달 전이나 두달전 또는 며칠전의 낡은 자로서 현재의 타인을 재려고 하는것과 같다.

그 사람의 내부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는 누구도 모른다. 그렇기에 타인에 대한 비난은 늘 잘못된 것이기 일쑤이다.

우리가 어떤 판단을 내렸을 때 그는 이미 딴 사람이 되어 개과천선(改過遷善)하여 있을수 있다.

누구든 말로 비난하는 버릇을 버려야 우리 안에서 자비심의 싹이 자란다는 사실을 직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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