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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봄빛을 찾아서

봄빛을 찾아서

/정유광

찬 입술을 떨고 있는 텃밭에

두꺼운 심장을 가진 검은 비닐

바람결에 일어나 까볼거려도

힘껏 손을 모아 모종을 할 거야



두들기는 농부들의 손놀림에

깨어지는 겨울 왕국의 소리

구멍 난 틈새로

수액 빨아올리는 두근거림의

소리도 들을 데니까



계절이 생명의 빛을 안고

느릿느릿 조심조심 자리바꿈할 때

싹틔우고 가꾼다는 것

심었으니까 믿는 게 아니라

믿음으로 심는 마음

간절함으로 봄빛 찾아간다오

- 시집 ‘가슴에 품은 진주’ / 조인출판사·2019

 

 

 

 

최근 손에 들어온 시집 ‘진주’를 펼쳐보았다. 시집에는 우수에 담긴 시편도 만날 수 있었고, 삶과 종교인으로서 주변상황을 리얼하게 읽어가는 아름다움도 발견할 수 있었다. 공감을 위해 우리가 염두 해야 할 게 있다면 타인에 대한 이해와 충고, 평가, 조언, 쉽게 내린 자조적인 판단이다. 시의 행간 마다 성찰을 끊임없이 염두 해 두고 구도자적인 갈망을 해왔음을 읽을 수 있다. 시인의 말처럼 입안에 백태가 끼도록 밤을 새우고, 온몸의 진액을 쏟아내는 필사적인 심경이었다고 한다. 종교인으로서 늘 회개의 시간을 그렇게 가진 것이다. 삶은 여전히 팍팍하고 어수선한데 연두 빛 봄이 달아나고 있는 사람들처럼 정시인의 시가 우리들 마음에 평안을 주었으면 하는 기대와 함께 가슴 벅찬 고백, 눈물로 회개의 고백, 자신의 고백을 통해 가슴에 품은 진주가 어둡고, 황폐한 어두운 동굴처럼 그려진 우리네 힘겨운 삶을 어루만져주길 바라는 것이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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