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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자극 않은 채… 대화 문 열어놓은 한미

폼페이오, 北발사체에 ‘미사일’ 표현 안 써… 대화에 무게
靑, 9·19 군사합의 어깃장 우려에도 “대화 재개 동참 기대”
9∼10일 한국 오는 비건 대표가 구체적 메시지 내놓을 듯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도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대한 비난을 자제한 채 대화에 방점을 찍는 등 ‘상황 관리’에 나섬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어떻게 흘러갈지 주목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뉴스 시사프로그램에 연달아 출연해 북한이 지난 4일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에서 쏘아 올린 발사체의 성격을 따지기보다는 여전히 북한과 협상할 의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해당 발사체의 성격에 대해 “데이터를 계속 평가하고 있다”며 판단을 유보하면서도 “중거리 미사일이나 장거리 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아니라는 높은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모라토리엄(동결)을 위반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한번 봐야겠다”면서 “모라토리엄은 미국을 확실히 위협하는 ICBM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답해 북한의 이번 무력시위가 미국이 그어놓은 ‘1차 저지선’을 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장관은 향후 북미협상 전망과 관련, “이번에 한 행동이 방해가 되지 않기를 희망한다”며 “대화를 계속 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목에서 미국이 설정한 ‘1차 저지선’은 모든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가 아니라 북한이 지난해 4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결정해 천명한 ‘핵실험 및 ICBM 시험발사 중지’를 뜻한다는 인식이 읽힌다.

북한은 지난해 4월 20일 김정은 위원장 주재로 개최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채택한 결정서에서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중지를 약속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에 저촉될 소지가 있는 행동을 한 북한을 몰아세우기보다는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대화국면에서 북한이 이탈하지 않도록 하려는 한국 정부의 대응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청와대는 북한이 발사체를 발사한 지난 4일 “북한의 이번 행위가 남북 간 9·19 군사합의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으로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북한이 조속한 대화 재개 노력에 적극 동참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부의 입장은 청와대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정경두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관계부처 장관회의 직후 나왔고, 정부는 이후 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청와대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아니라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소집한 것을 두고는 NSC를 열었다가 북한의 발사체 발사를 ‘도발’로 판단하고 있다는 신호로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뒀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그리고 한미는 ‘북한의 발사체 일부는 탄도 미사일로 보인다’는 여러 전문가들의 평가 속에서도 북한 발사체에 ‘미사일’이 포함됐다는 판단을 보류하고 있다.

다분히 상호 조율된듯한 한국과 미국의 이러한 기류는 7∼8일 일본, 9∼10일 한국을 잇달아 방문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메시지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이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밝힌 빅딜에 가까운 일괄타결론을 고수할지, 북한이 요구하는 ‘단계적 접근’에 어느 정도 여지를 열어둘지 등이 주중 윤곽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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