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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한류의 선구자, 통신사(通信使)

 

‘신뢰(信)를 나누고 교류(通)하다’는 뜻으로 이백 수십 년간 일본 에도시대의 막부(幕府)가 초청한 조선통신사는 2017년 세계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들은 1607년부터 1811년까지 12차에 걸쳐 일본에 파견된 300~500여 명의 조선통신사들은 날씨나 여러 상황에 따라 5개월에서 10개월까지 소요되었다.

통신사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에 의해 국교는 단절되고 에도 막부는 조선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대마도번의 중재로 교섭을 거듭한 결과 국교가 회복되었고 1607년 선조 40년 일본 막부에 조선의 사절을 처음 파견하였다. 통신사 일행은 외교 사절로 1811년까지 12회에 걸쳐 일본을 방문했다.

대마도사절단은 부산의 ‘초량왜관’에서 기다리며 한성에서 통신사 일행이 오면 그들을 대마도로 안내하였다. 대마도에서 도쿄까지의 안내와 경호도 대마번이 담당하였다.

조선통신사의 화려한 행렬을 그린 두루마리 형태의 그림이 이즈하라의 나카사키현 대마도역사민속자료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그 길이는 15.58m에 달한다. 그림에는 청도(淸道)기를 선두로 악사, 무인, 통역사, 정사, 부사 및 소동(小童) 500여명의 통신사를 호위하며 행렬하는 모습이 화려한 색채로 그려져 있다.

당시 통신사 일행이었던 신유한(申維翰)의 ‘회유록’에 의하면, 세토나이카이(瀨戶內海)에서 오사카항으로 이동하는 선단에는 조선통신사 일행을 태운 5척의 배, 에도까지 조선통신사 일행들을 수행하는 대마도 관계자들을 태운 15척의 배, 그리고 오카야마에서 나와서 통신사 일행들을 수행하던 배가 845척으로 인원으로만 총 3천700여 명이 참여해 장관을 이루었다고 한다.

통신사들이 지금도 일본에서 거쳐 간 곳은 아직도 곳곳에 그들이 지나가면서 머물렀던 그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특히 그들의 첫 기착지이자 일본에서의 기점이었던 대마도에는 통신사 흔적의 뿌리는 깊다고 할 수 있다.

대마도는 일본 나가사키현에 인접한 섬이지만, 부산에서 더 가까운 곳이다. 서울에서 출발해서 부산을 떠나 이곳에서 머물었던 조선통신사 일행이 이곳에 머문 흔적들이 많아 매년 8월 ‘이즈하라항축제'에서 조선통신사 행렬을 재현하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문화사절단인 당시의 통신사를 생각할 때마다 지금의 한류 콘텐츠를 생각하게 된다. 상상 그 이상의 한류가 국가 문화 콘텐츠의 기능이자 역할을 하고 있음은 고도의 미디어가 발달한 오늘날에 있어서 대단한 전파력을 갖게 된 것이다. 이것은 유튜브와 같은 사회관계망(SNS)과 같은 메가 미디어 시대가 도래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국가의 문화 코드가 전혀 문화 자본력이 상이한 타 국가에 전파되고 큰 공감대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통신사와 같이 죽음을 무릅쓰고 해협을 건너서 문화전파를 했던 그들의 고난의 행군이 아니라 지금은 미디어라는 것으로 전 세계와 통하는 것이다.

저명한 프랑스 경제사회학자인 기 소르망은 ‘문화 없이는 훌륭한 국가도 발전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되새겨야한다’고 강조한다. 국가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것이 이제는 다량 생산을 통한 무역의 경쟁이 아니라, 예술 창작가들 즉 미술가, 작가, 영화인, 가수 등도 그 어떤 국가의 지도자보다 훌륭하게 서방에서 한국의 대사될 수 있다는 것이다.

통신사에서 가장 영향력을 깊게 전파했던 일행들은 문인, 화가, 예능인들과 같은 이들이었다는 것은 당시의 기록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그만큼 한국인들은 문화 콘텐츠의 저력과 전통은 오래된 것이다.

각 국가의 국민 생활의 질과 발전 정도의 지표로 사용되고 있는 UNDP(UN개발계획)의 HDP(인간개발지수)는 조사된 186개 국가 중 한국이 12위에 이르고 있는 만큼 문화 선진국에 이르고 있고, 이는 경제적인 조건 외에 문화적인 잠재력 평가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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