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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애인 있어요

 

 

 

애인 있어요

                                     /홍성란

노래자랑에 입상하신 여든한 살 할머니가 분홍 셔츠에 흰 바지 차려입고 이은미의 <애인 있어요>를 다소곳 환히 부르네

숨은 턱에 찼으나 손 모아 파르르 입술 모아 애인 있어요, 말 못한 애인 있다니 여든넷 어머니 그늘 겹쳐 오네 새치 뽑던 파마머리 젖가슴 뭉클 잡히던 얼굴 연하고질(煙霞痼疾)이여, 희미한 내 노래여

나도 애인 있어요, 춘천 어디 산비탈 가지마다 매어 두신 실오리, 실오리 스쳐 돈담무심(頓談無心) 내려온 데 목메도록 애인 있어요 천석고황(泉石膏?)이여, 희미한 내 노래여 골도 좋아 물 시린 집, 다시 못 올 흔들의자에 내가 버린 애인 있어요

나 날 적 궁전이었으나 내가 버린 폐가(廢家) 있어요

 

 

8일은 어버이날이다. 모든 사람은 낳아주신 부모가 있지만, 세월이 가고 자신이 부모가 되면서 부모의 존재를 잊고 산다. 날이 갈수록 기억이 희미해지는 부모에의 기억. 시인은 어릴 때 모든 것이었던 궁전 같던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시고 있는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을 잔잔히 그렸다.

/박경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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