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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실패에서 배운다, 위기관리 시나리오

 

 

 

5월은 각종 가족 모임과 소풍, 수학여행, 야외활동 등이 잦은 달이다. 이에 각종 재난안전사고 뿐만 아니라 여가활동 사고, 건조한 날씨 속 화재발생 위험도 높은 시기이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행정안전부, 기상청, 소방청을 포함한 7개 중앙행정기관의 기관장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국가 재난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7개 기관들은 ‘긴급대응기관 간 협업체계 강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재난대응 협력체계를 강화한다고 하니 이제나마 재난관련 관계기관들의 융합적 국가 재난 대응체계 시스템 구축이 가동되는 듯하다.

이러한 협약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국가적 비상상황 발생시 인력과 물자 등 자원 활용에 협조하고 정보 공유와 합동훈련을 활성화해 국가 재난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협력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계별 위기관리 시나리오와 분야별 안전교육을 습관화하는 것이다.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사건이지만 4·16 세월호 참사를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 유사한 비극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가 책임을 지고,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체계 구축뿐만 아니라 총체적인 문제점을 검토해 행동화를 통한 예방 및 피해를 줄여야 할 것이다.

지난 EBS 뉴스(2014년 6월 방송)에서 일본의 재난대피훈련 현장보고를 소개한 뉴스가 생각난다. 일본의 국토 면적은 전세계의 0.25%에 지나지 않지만 규모 6.0 이상의 지진 22%가 일본 영토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 2011년 3월 일본 동북 지방에서 규모 9.0의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강진 후 초대형 쓰나미가 해안 도시들을 덮치면서 치바현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오는 상황 속에서 신속한 대처로 전교생 310명의 목숨을 지켜낸 학교가 있었다. 바닷가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이이오카 중학교다.

당시 학교는 진도 5의 지진발생 2분 뒤 전교생에게 지진옥외대피소로 1차 대피를 지시하였고, 대피 완료 8분 뒤 전교생을 약 700m 떨어진 2차 대피 장소로 이동시켰다. 지진 발생 57분 뒤 해일이 학교를 덮쳤을 때 학생들은 이미 3차 대피장소로 이동을 끝마친 상태였기에 희생자는 한 명도 없었다.

이후 일본은 자연재해를 계기로 예상치 못한 재난 상황에서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학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다각도로 대비하였다. 지진재해 당일 있었던 일을 교직원과 목격자들의 말을 종합해서 46분, 48분, 55분 등 분 단위로 기록으로 남겼으며, 이 기록을 토대로 자발적으로 위험관리 매뉴얼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매뉴얼에는 재난 상황 시 아이들을 데리러 온 부모의 안전까지 고려되어 있다고 한다.

학교의 노후된 시설을 보강하고 점검하는 안전일람표 작성도 학교 특성에 맞도록 8개의 카테고리로 분류, 각각의 세부 항목들을 작성하여 전 교사들이 항목을 나누어 관리하는 등 재난이 발생 시 다양한 설정 아래 역할에 대한 반복훈련을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의사결정권자인 교장은 전기가 끊기는 상황을 대비해 수동 충전식 라디오를 지참하고 수시로 기상을 체크하며 바다의 움직임을 관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상 상황 시 전 학생의 목숨이 그의 판단과 지시에 달렸기에 정확한 정보 취합에 적극적인 대비를 한다는 내용이다.

각성하자. 눈에 보이는 희생자 숫자만이 아닌 더 큰 인명 피해를 초래할 수 있었던 허점과 무지, 그리고 안일함을 반성하자. 실패의 교훈을 찾아내어 보완하고 정비하고자 하는 단 한 가지의 이유는 ‘아이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어른들의 당연한 상식과 책임감‘이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사회는 ‘복잡계’라는 말처럼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이미 인정하고 있다. 그 불확실성과 복잡성까지도 단계별 위기관리 시나리오와 안전교육을 체득화 함으로써, 아이들을 잃은 슬픔을 되풀이 하지 말자. 이제 국가재난 대응체계 시스템이 즉각적으로 가동되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안전 선진국을 만들어 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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