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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나도 모르게 부르는 노래

 

 

 

나도 모르게 부르는 노래

                                              /정재분

언제 늑골 아래로 숨어든 걸까

긁힌 음반에서 튀는 소리

날숨 섞인 한 소절이 혀끝에서 맴돈다

손이 닿지 않는 등의 가려움

시처럼 산다는 멜로디를 읊조릴 때면

목소리가 잠겨서 음을 낮춰야 하지

몸의 오지를 돌아 나온 노래가

자각보다 먼저 도착하는 아침

오늘은 모질게 내일을 길들이느라

햇빛의 도착이 더디기만 한데

- 정재분 시집 ‘노크 소리를 듣는 몇 초간’

 

 

우리는 많은 상처를 받으며 산다. 가볍거나 크거나 만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부딪힘 속에서 서로가 긁힌다.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러한 일들로 인해 받는 상처를 해소하고자 나를 비우기도 하고 열기도 하며 여러 가지 해결 방법을 찾는다. 하지만 그렇게 하여 잊었다 해도 나도 모르게 늑골 속에 숨어있는 흔적들이 있다. 그것은 긁힌 음반에서 튀는 소리와 같으며 매끄럽게 흘러가야 할 하루를 붙잡는 걸림돌과 같은 것이다. 손이 닿지 않는 가려움 같은 그것, 그 상처, 그 아픔은 몸의 오지를 돌다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온다. 그리하여 그러한 노래가 자각보다 먼저 도착하는 아침이면 우리는 내일을 살아야 하기에 오늘을 그냥 흘러 보낼 수 없음이다. 그리고 그러한 되돌아봄의 노래가 내일을 길들이는 것이다. 내가 내일을 사는 햇빛이 되는 것이다. /서정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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