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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서민의 발, 대중교통

 

서울 시내버스 노조 파업이 가결됐다. 9일 서울시 버스노동조합은 조합원 파업 찬반 투표 결과 89.3%의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됨에 따라 버스노조와 서울시 버스운송사업간의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전국자동차노동조합총연맹이 예고한 이달 15일부터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란다.

지난 5월 4일부터 평택시 택시요금이 인상됐다. 택시 기본요금(2㎞)이 3천원에서 3천800원으로 인상되었고 거리요금도 100원에서 104원으로 시간요금은 27초당 100원에서 25초당100원으로 각각 인상되었다.

택시요금도 인상폭이 큰데 버스마저 파업에 들어간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이고 불편 또한 클 것이다. 택시요금이 인상되었다고 서비스가 좋아진 것도 아니다. 심야요금 할증 시간대가 되면 택시는 가급적 손님을 태우지 않기 위해 경광등을 끄고 다니기도 한다. 좀처럼 보이지 않던 택시가 자정이 지나면서 한 몫에 쏟아져 나오는 경우도 있다.

지난 달 동인들과 나들이를 갔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하고 새마을호 열차를 타고 충남의 한 역에서 내려 목적지까지 택시를 탔다. 20여분 남짓 택시를 타고 가는 동안 기사의 불친절이 이어졌다. 수목원을 식물원이라고 말했다고 트집을 잡는 것부터 시작하여 대화가 오갈 때마다 면박을 주는 등 이동하는 내내 매우 불쾌했다. 기사가 젊은 분이었다면 항의를 했겠지만 연세도 있으시고 아침부터 낯을 붉히고 싶지 않아 참았다.

택시에서 내린 일행이 불평을 쏟아냈다. 설렘 반 기대 반으로 나선 여행지에 대한 이미지가 한몫에 무너졌다고들 했다. 내국인도 이럴진데 외국인이 이런 경우를 당하면 얼마나 황당하고 어이없어 할 것이며 우리나라의 국민성이나 인격을 얼마나 하찮게 여길 것인가 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물론 운수업에 종사하는 분들 중 극소수에 해당하는 경우겠지만 자신의 직업에 대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기름 값 상승, 임금인상 등 여러 요인에 따라 택시비도 인상되어야겠지만 서비스나 품질도 인상폭만큼 높아져야 한다.

자신의 격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수원에서 시내버스를 탔다. 혼잡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버스기사는 승객에게 ‘안녕하세요’ 하고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무심코 올라타던 나도 어떨 결에 ‘안녕하세요’ 하면서 기사를 쳐다보게 됐다. 흰 셔츠에 넥타이를 맨 깔끔한 차림이다. 버스를 타고 있는 동안 기분이 좋았고 하차를 하면서 큰 목소리로 ‘고맙습니다’ 인사를 했다.

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예전보다는 서비스가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배차시간에 쫓겨서인지 차선을 넘나들고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매우 불안하게 운전하는 기사가 있는가하면 정류장 근처에 엉거주춤하게 차를 세우고 문을 여는 등 승객을 불안과 위험에 노출시키는 운전자도 있다.

대중교통은 서민의 이동수단이다. 이번 파업 찬성이 현실로 실행되지 않도록 버스 노조와 관계기관과의 협상이 잘 되길 바란다. 권리와 의무가 함께 할 때 명분도 확실하다. 택시비 인상에 이어 버스비도 인상되는 것은 아닌가하는 불안함도 없잖아 있지만 무엇보다 이용자가 불편하지 않도록 잘 해결해서 가급적 대중교통을 선호하고 이용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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