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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자율주행 이양기

과거 우리 농촌에서 일년중 가장 바쁜 시기는 소만(小滿)에서 망종(芒種)까지의 보름간이다. 보리수확을 끝내고 서둘러 모내기를 해야 하는 시기여서다. 이때 찔레꽃이 한창 핀다. 따라서 농사짓는 이들은 칠레꽃이 피면 모내기 철이 왔다고 간파한다.

모내기는 볍씨를 못자리에 뿌리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어느정도 모가 자라면 모내기 날을 잡고 모판에서 모를 찐다. 여든여덟번의 손이 간다는 쌀농사의 시작이기도 하다. 그래서 각 지방마다 풍년의 희망을 담은 노동요도 많이 구전되고 있다. “에헤야 어기어라/머난디가 살아지라/앞의 산은 가까워지고/뒤의 산은 멀어진다/에헤야 어기어라/머난디가 살아지라/먼데 사람 듣기 좋고/가까운 데 사람 보기 좋고/에헤야 어기어라/머난디가 사라지라/다 되었소 다 되었소(중략)” 호남지방에서 불리는 ‘모찌는 소리’처럼. 이시기 농촌은 일손 부족으로 허덕이는 철이기도 하다. 일년의 농사를 결정 하기 때문에 가장 정성을 드리고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부엌의 부지깽이도 한몫한다’라는 속담이 나오기도 했다.

모내기는 고려 말부터 해 왔지만 조선 초기에는 나라에서 못하게 한 적도 있다. 가뭄에 약해서였다. 모내기를 하려면 논에 물이 있어야 하는데, 가뭄이 들면 모를 한 포기도 심을 수 없어 그 피해가 모내기를 하지 않았을 때보다 커서 그랬다. 대신 볍씨를 직접 뿌려 가뭄의 피해를 덜 받도록 했다. 16세기 중반까지 이어진 이같은 모내기법은 이후에는 벼농사 기술이 발달, ‘이앙법’이 보편화 되면서 사라졌고 쌀 증산에 크게 기여했다.

지금은 예전과 달리 보리를 많이 심지않고 영농도 이앙기 등이 나와 훨씬 수월해졌다고는 하지만 정도의 차이일 뿐 바쁘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다. 돈을 주고도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일꾼을 구하기 힘든 현실이 더욱 농민을 괴롭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어제 용인에서 인공지능(AI)이 운전하는자율주행 이양기가 선보여 농민들의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지난 4년간 고령화에 따라 농업을 포기한 인구가 100만명에 달한 우리나라, 자율주행 이양기가 어느 정도 일손을 덜어줄지 기대가 크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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