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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여행 가는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 모임에서 군 동기들과 여행 가는 이야기를 하다 보니 군대 이야기가 나왔고 군대 이야기가 나오다 보니 입버릇처럼 한 군대 예찬이 나왔다. 사실 ‘내가 나온 대학은 군대’라는 우스개 소리는 그냥 우스개 소리가 아니고 뼈가 있는 이야기이다.

그 이유인즉슨 어느 대학에서도 배울 수 없는 것을 군대에서 배워 올 수 있었고 그 어느 대학에서도 떨쳐낼 수 없는 열등감을 떨쳐낼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 군대이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사회에서는 배우기 어려운 것을 군대를 통해서 배웠고 가져왔다면 단연 사람과의 관계를 의미한다. 세상살이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사람과의 관계이다. 그런데 그 관계란 것이 일반적인 면에서 보면 모든 것이 나의 결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내가 선택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 보니 학연이나 지연이나 기타 등등 나의 생각이나 결정이 들어가 있는 관계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군대란 내 의사와는 전혀 무관하게 가야하고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전혀 관계가 없었던 사람들과의 만남이고 그들과 함께 생활을 해야 한다.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로 군대 역시도 명령만으로 모든 게 다 되는 것은 아니다. 커뮤니케이션이 없이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커뮤니케이션을 이루어내는데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서 만난 사람들과의 이루어내는 일은 그 어느 교육보다 훌륭한 교육이고 군대가 아니면 얻어지기 힘든 그런 일이다. 그러기에 나는 군대를 커뮤니케이션 교육의 최고의 장이라고 생각을 한다.

두 번째로 군대가 좋은 이유 중에 하나는 열등감을 덜어 내는데 군대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을 해서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타의에 의해서 만들어진 조직인 군대 조직은 지역은 물론이고 학벌과 지식의 수준이나 생활수준 모든 것이 다르다. 그런 군대에서 나 같은 경우는 늘 가지고 있던 열등감을 털어낼 수가 있어서 좋았다. 군대가 아니라면 내 인생에서 영원히 간직하고 가야 할 숙제였을 열등감을 군대에서 완전히 털어 낼 수 있었다.

그 열등감의 실체는 하고 싶은 공부를 못하고 가고 싶은 학교를 못 갔다는 것이다. 그것은 내게는 떨쳐내기 어려운 열등감이었는데 그것은 그만큼 학교란 곳을 가고 싶었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패배주의를 가까이했다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그러나 군대란 곳에서 3년간 생활하면서 학벌의 대한 열등감을 완전히 털어 내었다.

열등감이란 털어 내기 쉽지 않으나 우월하다고 느낀 사람들이 결코 우월하지 않다는 것을 직접 체험을 하면 열등감은 봄눈 녹듯 어느덧 사라지는 것이다. 군대란 곳에서 각양각색의 사람과 생활하다 보니 존중도 다름도 터득하게 되고 문제 해결 능력에 있어서는 학벌이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 구나 더군다나 인간성이란 것에서는 학벌이 전혀 무관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나에게는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깨우쳐 준 곳이 군대다. 어느 대학에서도 배울 수 없는 것을 군대란 곳에서 배웠고 얻어왔다. 그렇다 보니 우러러 보이기만 하던 명문대 졸업장도 그냥 졸업장으로 보일 뿐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게 보였다. 남자라면 누구나 가는 군대라는 곳은 병역의무 그 이상의 무엇이 분명히 있는데 그것을 얻는 것은 본인의 할 탓이라고 본다. 썩는 시간이라고 보면 썩을 것이고 자기 계발의 시간이라고 보면 그렇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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