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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읽는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하룻밤

인간 ‘노무현’의 고통스런 순간
인터뷰·실증 자료 토대로 집필
억울함·그리움 등 감정 담아
그와 담담히 작별하는 방법 안내

 

 

 

故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10주기를 맞아 고인의 생애 마지막 하룻밤을 다룬 실록정치소설이 출간됐다.

‘부엉이바위에서 절명하기 전까지 하룻밤 동안 봉하마을의 ‘지붕 낮은 집’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노무현 대통령은 내내 무엇을 고심했을까.’

신예 소설가 서주원이 인간 노무현의 고통스런 선택의 순간을 방대한 실증 자료와 인터뷰를 토대로 ‘봉하노송의 절명’을 집필했다.

서 작가는 노무현 대통령을 봉하마을의 늙은 소나무란 뜻인 ‘봉하노송(烽下老松)’으로 부르며, 봉하노송이 어릴 적부터 들어왔던 부엉이 울음소리를 독자들도 듣게 한다.

마치 주술사의 요령 소리처럼 부엉이가 울면, 담배 한 개비에 라이터 불을 붙이는 봉하노송의 담담한 심경 속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봉하노송의 절명’은 총 3권 준비 중으로, 2009년 5월 22일 해질 무렵부터 다음 날 동틀 무렵까지를 다루 돼 시제를 과거와 현재로 자유롭게 이동하며 서술한다.

이번 1권은 밤 11시 무렵까지만 다룬다.

책을 펼치면 봉하노송의 분노와 마주하게 된다.

봉하노송은 메이히로라는 후임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접으면서 자신의 부엉이셈에 대해서 자책한다.

‘논두렁 손목시계’로 일개 잡범으로 전락하는 수모를 감당해야 했고, 담당 수사팀의 교체를 바라는 편지를 끝내 보내지 못한 채 침묵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어 못내 속내를 감추며 이생에서 맺었던 혈육의 정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게 된다.

자전거에 태웠던 손자를 못 보게 된다는 애달픔을 느끼는 한편 내일도 부엉이 바위 위로 황혼이 물드는 저녁노을이 아름다울 거라고 봉하노송은 생각한다.

봉하노송은 자신의 참담함을 ‘북문이 뚫렸다’고 표현하면서, 구상하던 ‘진보의 미래’를 손을 놓는 한편 마을 어귀에서 보수단체 회원들과 봉하마을 사람들 사이에 거친 몸싸움이 잦아지고 또 이명(耳鳴)이 점점 심해지는 악재에, 봉하노송은 끝내 죽음의 방법을 찾는다.

이 소설의 미덕은 ‘고 노무현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시도한다는 데 있다.

1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충격적인 죽음에 대한 억울함, 그리움 등의 감정을 소홀하지 않으며, 그와 작별하는 방법을 고안한 작가는 첫 결실로 ‘봉하노송의 절명’ 1권을 엮어냈다.

서 작가는 “‘봉하노송의 절명’은 실록정치소설로 故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어록과 역사적 사건 등을 최대한 사실에 근접하고자 노력했다”면서 “평범한 사람, 노무현을 마주하고 싶어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기에 작업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서 작가는 최초의 문학적 기록으로 서해훼리호 참사와 2003년 부안반핵운동을 다룬 장편소설 ‘봉기’를 3권까지 엮어내면서 동학농민혁명의 고장인 부안을 무대로 거대한 문학의 탑을 쌓고 있다.

/최인규기자 choiink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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