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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에서 열리는 연극 파티, 24일 화려한 막 오른다

수원연극축제 ‘숲속의 파티’ 3일간 개최
올해도 경기상상캠퍼스서 다채롭게 구성

국내 신작 4작품 포함 총 17개 작품 선봬
거리극·서커스·공중 퍼포먼스 54회 공연

엄정애 작가와 함께하는 인형 만들기 등
부대행사·이벤트 등 즐길거리도 다양

 

 

 

수원연극축제(예술감독 임수택)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숲속의 파티’란 부제로 경기상상캠퍼스(구 서울대 농생명과학대)에서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개최한다.

수원시가 주최하고 수원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이번 연극축제는 국내 신작 4작품을 포함해 총 17개 작품(국내 11작품·해외 6작품, 총 54회 공연)을 선보이며 거리극과 서커스, 공중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작품으로 구성됐다.

먼저 명품 해외작품이 눈길을 끈다.

독일 극단 아누(Theater ANU)의 ‘위대한 여정(The Great Voyage)’은 가로·세로 50미터 규모의 면적에 3천 개의 촛불이 수놓아져 빛의 미로로 떠나는 특별한 여행이 될 것이다.

수동적 관람의 관행을 깬 이 거리극은 관객이 촛불 동선을 따라 8개 코스마다 ‘왕이 되고 싶지 않은 왕자’, ‘비행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 새 형상의 여인’, ‘손전등을 들고 마법처럼 빛나는 곳을 찾아가는 몽상가’ 등 각기 다른 배우를 만나게 된다.

8명의 존재들은 각자 자신의 꿈과 희망, 실패 그리고 행복의 작은 섬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모든 이야기가 시적 놀이처럼 벌어지면서 관객은 결국 어느 한 주제에 맞닥뜨리게 된다.

이어 캄보디아 파레 서커스(Phare Ponleu Selpak, PPS)의 ‘석화(石化, Sokha)’는 참혹한 실화를 바탕으로 예술의 힘을 이야기하는 서커스다.

 

 

 

 

1970년대 캄보디아에서 내전을 통해 정권을 잡은 크메르 루주는 민간인 200만 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이른바 ‘킬링필드’를 자행한다.

이 시기 참혹한 경험을 한 석화는 환상과 악몽에 시달리면서 어두운 현실에 사로잡히지만 그녀는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과 지역사회를 치유할 수 있는 예술이라는 도구를 발견한다.

이를 바탕으로 작품은 연극, 춤, 서커스, 라이브 페인팅 그리고 음악을 긴밀하게 결합시켜 정치적 폭력에 의한 무고한 인간의 상처와 희생을 치유하고 재건하기 위한 예술의 힘에 대해 이야기 한다.

또한 선술집으로 꾸민 3.3m²(1평) 남짓한 공간에서 바텐더와 관람객이 어우러져 정담을 나누는 벨기에 씨르크(Cirq)의 ‘위대한 카페(Le Grand Cafe)’도 눈길을 끈다.

3명이 겨우 앉을만한 작은 공간 안에 주인과 손님이 맥주 한 잔을 놓고 침이 튈 정도로 가까운 위치에서 대화를 나눈다.

‘혼술’을 하며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거나 인간성이 상실된 현대인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직접적 접촉을 경험하게 하는 이 카페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카페라는 것을 증명한다.

이와 함께 북극 한가운데에서 눈보라에 휩싸인 두 남녀의 생존 야영기를 담은 일본 시부플레(Sivouplait)의 거리극 ‘야영(Bivouac)’과 하얀색 런닝셔츠를 걸친 6명의 음악대가 거리를 활보하며 바흐와 모차르트 등 클래식부터 팝송까지 수준급의 연주력을 선보이는 이동 공연 ‘악동음악대(Verdammte Spielerei, 벨기에)’, 딱딱하고 차가운 강철의 굴삭기와 연약하고 따뜻한 살결의 인간이 만나 이인무를 펼치는 아름다운 몸짓의 ‘동행(Transports exceptionnels)’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올해 국내 작은 4편의 신작이 포함돼 그동안 검증된 기성작품을 재현하는 한계에서 벗어난 창작 중심의 연극으로 도전과 실험, 창작 레퍼토리의 다양화를 선보인다.

초연작인 창작중심 단디의 ‘달의 약속’은 공중 퍼포먼스 작품으로 선택의 기로에 선 인생을 묘사한다.

반복되는 삶의 미궁 속에서 헤매는 사내의 분열된 모습을 흔들리는 배와 돛 등의 다양한 오브제를 통해 표현한다.

또 다른 신작 정가악회의 ‘우리가 기념해야 하는 것들’은 국가적 차원의 기념일을 넘어서 우리 삶의 소소한 기념일과 사회적으로 기념해야 할 순간들을 재해석한 거리극이다.

특히 관람객과 호흡하며 인생의 내면을 담은 국내 공모작 및 초청작도 만나볼 수 있다.

바람컴퍼니의 ‘고기, 돼지’는 이동형 및 관객 체험형 작품으로 돼지의 일생을 반추하며 정당하지 못한 인간의 행위를 직시하고, 화이트 큐브의 ‘시그널’은 무의식적으로 추종하는 현대인의 각종 신호의 상징성을 작품에 담았다.

또한 청각을 소재로 작품화한 보이스씨어터 몸MOM소리의 ‘도시소리동굴’과 재활용품을 활용한 거리 악단 유상통 프로젝트의 ‘사운드 씨커스’, 이 시대 청춘의 불안한 심리를 다룬 아이모멘트의 ‘돌아가다’ 등을 만날 수 있다.

이어 서로의 차이와 문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갈등을 빚었던 여우와 두루미가 다시 만나 이번엔 각자의 문화와 이념을 존중하며 공생할 수 있을지 보여줄 이동형 거리극 서울괴담의 ‘여우와 두루미’ 작품과 꽃길 위에서 넘어진 사내를 통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의 절정에서 추락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비주얼씨어터 꽃의 ‘돌, 구르다’가 펼쳐진다.

이밖에 자신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겹겹이 갑옷을 챙겨 입지만 결국 움직임이 둔해져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을 연출하는 생각나무 툴의 ‘갑옷을 입었어도 아프다’, 보이지 않는 인간관계를 모티브로 단절과 연결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가로지르며 관계가 가진 특징을 몸으로 표현한 연결링크의 ‘리브레호벤’이 있다.

한편 부대행사로는 엄정애 작가와 함께 하는 인형 만들기, 거리 퍼레이드, 70·80년대 가족단위 피크닉과 연예장소로 유명했던 푸른 지대 딸기밭(권선구)에서 추억 만들기 이벤트, LED 등을 활용한 야간경관조명을 선보인다.

시민참여 인형 워크숍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은 국내외에서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엄정애 작가가 주축으로, 친환경 소재인 종이와 나무 소재로 공동작품을 제작해 축제 기간 동안 퍼레이드를 진행한다,

또 가족과 친구, 연인과 함께 했던 과거 푸른 지대 딸기밭을 추억하기 위해 행사장에 대형 딸기나무 조형물을 설치하며 소중한 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딸기모양 판에 부착하는 ‘딸기나무 이벤트’, 당시 향수를 일으키기 위한 천연 딸기 비누 만들기 체험, 지역공간에 대한 재인식과 소통할 기회의 장을 마련한 푸른지대 딸기밭 추억나들이 아카이브전이 펼쳐진다.

 

 

 

 

또한 웹툰 작가 고군의 ‘○○를 찾아라’는 행사장 지도에 공연단체와 시민들이 한 컷의 웹툰에 소개되면서 특정한 미션을 수행하면 소정의 선물을 증정하는 이벤트로 포토존과 이벤트존이 준비돼 있다.

이밖에 연극 ‘달의 약속’ 연계 체험프로그램으로 ‘달의 약속’의 특정 장면을 만드는 ‘은하수 오브제 만들기’, 나무를 활용한 공간 재생 프로그램 ‘숲속의 반딧불’과 지난달에 6천여 명의 도민들이 방문해 이번에 특별하게 확대 및 동시 운영되는 ‘숲 속 장터 포레포레(아트마켓·체험프로그램·공연·영화·먹거리)’, 음악공연, 설치미술 등이 마련돼 있다.

올해 23회째 맞는 수원연극축제는 지난해 기존 수원화성 행궁광장에서 장소를 옮겨 경기상상캠퍼스(구 서울대 농생명과학대)를 무대로 새롭고 참신한 거리 공연예술을 이어가고 있다.

축제를 이끄는 임수택 수원연극축제 예술감독은 과천한마당축제, 춘천인형극제 예술감독, ACC광주프린지인터내셔널 총감독 등을 역임했으며, 현장 경험이 풍부하고 거리축제를 연출하는 데 특화된 전문가란 평가를 받고 있다.(문의: 문화예술부 031-290-3533, stf.swcf.or.kr)

/최인규기자 choiink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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