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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야생동물과 119

 

 

 

지난해 어느 동물원에서 남미 출신의 맹수인 ‘퓨마’가 탈출해 유관기관과 민간 수렵단체의 총잡이까지 동원돼 결국 사살된 적이 있다. 동물원에서 사육되고 있는 전시용 동물들은 천적으로부터 위협을 받지도 않고, 꼬박꼬박 챙겨주는 먹이로 힘들게 사냥을 할 필요없이 살아가니 편안할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외견상 안락하고 편안해 보이는 환경이라도 날마다 사람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받으며 살아가는 동물들은 과연 행복할까? 사살된 퓨마는 자신의 고향에서는 최상위의 포식자로 그 어느 누구의 시선도 거부하며 은밀한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동물이 본성을 억압당한 채 구경거리가 됐으니 엄청난 심리적 압박을 받았을 것이다.

이러한 동물원의 동물만이 문제가 아니다. 인간에게 서식지를 침략당해 어렵게 살아가는 동물들이 적지 않다. 자연을 개발해야 한다는 논리가 우세한 현실에서 적지 않은 산과 들이 훼손 됐다. 그로 인해 야생 동물들은 삶의 터전을 잃었고 먹이를 구할 수 없는 절망적인 순간에 도심에 나타나 인간에게 위협을 가하는 동물들이 늘고 있다.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야생동물의 희생이 반복되는 현실이 너무 슬프다.

살아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고 구해야 하는 소방대원의 입장에서는 더욱 간절해지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꺼져가는 가느다란 숨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며 마지막 심장의 박동마저도 헤아려야 하는 119의 입장에서 야생동물의 현실이 안타깝다. 그들과 더불어 같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 수는 없을까? 오늘도 어느 산 어느 골짜기에서 야생동물이 방황하고 있을지 걱정을 하면서 오늘도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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