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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 흥미로운 시대에 살기를(May you live in interesting times)

 

 

 

지금 열리고 있는 제58회 베니스비엔나레 제목이다.

총감독 헤이워드갤러리 디렉터 랄프 루고프(Ralph Rugoff)가 제안한 사유성 단어이다.

올해는 이제 더 이상 국가별 분쟁이나 국가적 역사나 문화, 국제정세에 관한 어려운 문제를 다뤄왔던 비엔나레라는 대규모 전시에서 나타나는 주제의 피로감을 거절 한다. 동시대 미술이라는 글로벌 시스템에서 90개국이 참가하는 비엔나레는 탈지역주의, 탈중심주의을 표방하며 서로 연결하고, 서로 저항하는 시너지 효과를 내며 매번 새로운 관점에서 미술을 보게 한다.

수원미술의 향방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 하며, 2017년 행궁재 주관으로 수원-유럽 아트프로젝트 진행하여 제57회 베니스비엔나레와 5년마다 독일에서 열리는 카셀도쿠멘타를 다녀왔다.

예술가는 꿈을 꾸는 사람이고, 꿈을 주는 사람이라 했던가.

서울의 변방처럼 보여지고, 취급되는 수원미술에 대한 오랜 문제점에 대한 스스로의 답을 찾고, 이는 어쩜 변방 미술처럼 취급 되어온 섬유예술이라는 전공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에 대한 해결을 위한 여정이기도 했다.

비엔나레에서 노익장의 깊이를 알록달록한 색의 거대한 실뭉치들을 설치해 최고의 포토존이 된 섬유예술가 쉴라 힉스(Sheila Hicks) 거대한 작품이나 카셀도쿠멘타에서 24m 긴 섬유천에 자수와 페인팅으로 지평선처럼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북쪽의 북극 근방 토착민 아티스트인 브리타 마리카_라바의 ‘이야기(Historja)’ 작품은 가슴을 울렸다. 북유럽 국가의 식민주의에 갈라진채 하나의 독립국가로 인정 받지 못하지만, 가축을 이용해 농업과 어업을 일구는 부족의 생활상을 역사적으로 표현 했다. 선사시대부터 툰드라 숲을 달리는 순록의 무리, 눈속의 동물들, 색고운 털모자를 쓰고 썰매를 타고달리는 사람들을 표현한 작품은 사미족의 우주론을 한편의 서사시처럼 표현 했다.

또한 다양한 색의 인디고 블루 면직물과 그 아래 인디고 화분들이 전시된 작품의 제목은 놀랍게도 ‘반란(Fundi)’이다. 아프리카 말리의 예술가 아부바카르 포파나는 거의 사라졌던 서아프리카 5천년 전통의 천연염색을 되살렸다. 인디고와 면화 모두 고향에서 직접 재배하고, 면직물은 마을 어른들이 전통방식으로 제작했다. 현대적 생산양식과 가치관을 전복하는 그의 작업은 옛날 인디고 농장에서 필요한 일손에 동원된 흑인 노예의 노동착취에 대한 어두운 역사를 아름답게 역설적으로 표현 했다.

한국에도 한단고기와 단군세기에 기록된 고조선시대부터 쓰이던 청색이 있다. 쪽은 청색을 염색 할 수 있는 마디풀과의 한해살이풀로 동양색에서는 남색, 서양에서는 인디고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청색계통을 쪽빛이란 청아하고 맑은 이름으로 통용 했다.

오랫동안 마음 먹었던 한국전통청색을 설치미술로 표현하고자, 옛날 고서에 의거해 한국전통염색법으로 서양에는 없는 모시천에 옥색, 남색, 감청색, 아청색으로 한 장씩 재현했다. 8개월을 한땀씩 한국전통쌈솔로 손으로 꿰매며 청색이 의미하는 희망과 염원을 담아 한반도의 평화를 꿈꾸며, 길이 350cm, 3개를 완성 했다.

외국작가 13명, 한국작가 15명이 개인전 형식으로 참가한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1,2전시실 국제섬유아트페어에서 천장 8m에 ‘청_Blue project2019’ 설치미술로 걸 때 한조각의 짜투리천도 허투리 버리지 않은 한국 여인들의 근면하고 성실한 삶의 철학이 오늘날에도 이어지는 지는 것이 느껴 지도록 했다. 거대한 논리도 이념도 아닌 무엇이 예술을 예술답게 우리에게 순수하게 감동을 주는가에 질문을 던졌다. 나아가 수원시민과 수원미술인이 사랑하는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이 추구해야 할 예술의 순수성 속에서 흥미로운 세상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질문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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