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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익의 생활 속 지혜] 학력과 학벌

 

 

 

 

 

학력과 학벌의 사전적 의미는 무엇일까?

학력(學歷)은 제도화된 교육기관으로부터 산출된 학교교육에 관한 경력이나 이력으로, 제도교육 하에서 다닌 경력, 즉 학교를 어디까지 졸업했는지를 말하는 것이며, 우리말의 동음인 학력(學力)은 학습을 통해 얻은 지식이나 기술의 능력으로 형식적·비형식적 교육에 상관없이 개인이 얻은 실질적 능력이며, 학벌(學閥)은 제도화된 교육기관의 파벌의 의미, 즉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를 말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한국사회에서 학력과 학벌은 개인의 삶의 기회뿐만 아니라 개인과 집단의 사회적·경제적 특권과 지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도구가 되고 있다.

그리고 학력과 학벌은 우리사회의 불평등의 핵심요인이자 공교육위기와 혼란의 근원으로 질타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이렇듯 학력과 학벌이 우리사회에서 한편으로는 사회 불평등의 표적으로 인식되고 있다면 그동안 교육기관은 학력을 양산하고 학벌을 태동시키는 산실 역할을 해 왔으며, 국가의 교육제도와 정책은 학력·학벌주의를 조장하는 산파역할을 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과거제도가 처음으로 시행된 고려시대, 유교가 국교화된 조선시대, 일본의 정치적 간섭을 받던 조선말 개화기와 식민지 지배하에 공교육제도가 성립된 일제 강점기, 민주화 개방초기인 미군정시대와 학력사회가 성립되고 학벌주의가 팽배해진 대한민국시대 오늘날에 이르러 왔다.

옛날 선천적 자격으로 얻었던 이름, 곧 씨족·가문 혹은 노비·상인·중인·양반·사대부 등의 자격이 오늘날은 출신학교·소속 집단 혹은 학력·직위·직책·화이트칼라·블루칼라·고용주·피고용주 등의 후천적 자격으로 변화 되었을 뿐, 그 자격에 붙어 다니는 이름에 대한 집착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상적 사회로 대학을 나오지 않더라도 실력이 있는 사람이 그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아야 한다. 학벌보다는 실력으로 평가 받는 사회야 말로 바람직한 사회이다. 그런 사회가 온다면 대학에 가지 않는다 해도 인간답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학문연구 할 사람만 대학에 가고 나머지는 기술을 배우거나 장사하는 법을 배운 다거나 또는 가업을 이어가는 등 나름대로의 살아가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바람직하다. 이 세상 모든 직업이 반드시 대학졸업의 학력을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예로 대학을 나오지 않고도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언론에 취재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매우 희귀하다는데 있다. 대학을 나오지 않고도 성공한 사람이 많다면 언론에 취재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대학졸업장이 없는 사람에게도 성공의 문이 공정하게 열린다면 구태여 누가 대학에 가려고 하겠으며, 오늘날 사교육문제로 사회문제를 야기 시키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수험생들이나 학부모들이 고통을 받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학벌과 학력이 행세하는 나라를 들자면 단연코 이웃 일본과 우리나라일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부존자원이 부족한 나라는 공 개념으로는 교육이, 사 개념으로는 학력이 중요하다.

한자에 ‘학야록재기중(學也祿在其中)’이란 말이 있다. 이는 공부를 하면 ‘그 속에 온갖 재물이 다 들어있다’는 말이다. 교육의 목적은 무엇인가? 사회적 의미와 개인적 의미 두 가지가 있는데, 개인적 의미로 볼 때 자아실현과 세속적 성공이다. 교육은 나 자신의 힘을 끌어내어 행복한 삶을 이어 나가고자 실천할 수 있는 수단의 일부이다. 우리는 삶의 궁극적 목표인 행복을 위해 공부도 하고, 돈도 벌고 그리고 성공이나 출세도 하려고 한다. 그러기 위한 방편으로 학력도 쌓고, 이왕이면 학벌도 좋게 하려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인성이다. 학력이나 학벌보다 우선이 실력이며, 실력보다 우선이 인성인 것이다. 다시 말해 첫째는 인성이고, 둘째가 실력이며, 마지막으로 학력과 학벌인 것이다. 아무리 좋은 실력이나 학력·학벌도 인성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색 바랜 옷에 불과 한 것이다.

생활의 지혜, 어느 분야에 종사하든 주위에서 인정받고 더 크게 성공하기 위해 내 실력이나 학력·학벌이 나무라고 하면 인성이라는 토양의 자양분이 적절하고 충분한지, 그렇지 못하다면 개선책을 어떻게 강구해야할지 지금, 고민해야만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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