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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그런 복숭밭

 

 

 

그런 복숭밭

/김태수

퇴근하여 느릿느릿 걸어 닿은 하숙집

해가 중천이었다 오뉴월 따끈따끈한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푸르던 벼잎, 그 땐 내 인생도 푸르던 벼들처럼

푸르렀던가 하숙집 문고리를 당기면 늘 툭 떨어지던

종이학 접힌 하나 펼치면 ‘선생님 복숭 사먹으러 가요. 춘자, 숙이

그렇다 내게도 그런 때가 분명히 있었던가 보다

 

 

 

 

이 시는 은근 감칠맛이 있다. 누구에게나 그런 자기만의 복숭밭이 있을 것이다. 미완의 사랑에 대한 미련 같은 것, 이만큼 지나서 보면 그래도 한창 뜨거운 피가 돌던 시절 아닌가, 진정한 사랑은 이미 지나간 자리에 찾아오는 것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그것이 꼭 어느 한 사람에 대한 미련 보다는 지나간 청춘에 대한 아쉬움 일 것이다. 꽃 다 져버린 자리 허전해진 가슴에 더듬어 보는, 그 땐 그것이 지금 그리움으로 남을 순간일 줄 까맣게 몰랐을 것이다.

/최기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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