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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 읽는 책 한권의 사색

 

 

 

개인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저자 강병융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 가장 사랑하는 책과 그 도시와 어울리는 책을 들고 유럽여행을 했다.

책은 유럽의 도시 이름과 같을 수도 있고 그 도시하면 떠오르는 어떤 물건에 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저자는 유럽하면 떠오르는 곳부터 낯선 유럽의 도시까지, 유럽 20개국 22개 도시에서 읽은 22권의 책 이야기를 전한다.

1부에서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브라티슬라바라에서 읽은 정혜윤의 ‘마술 라디오’, 그와 반대로 사람들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도시 프라하와 비엔나에서 읽은 영원한 고전 ‘변신’과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 ‘유령의 시간’을 소개한다.

저자만의 섬세하고 따뜻한 언어로 도시 설명을 듣다 보면 어느새 자신도 그 거리를 걷고 있는 듯 착각에 빠지게 된다.

2부에서 저자는 우리의 일상이 밝아지려면 때때로 일상 밖의 어떤 특별함을 만나야 비로소 우리의 우울함이 걷힐 수 있다는 소소한 진리를 마스다 미리의 ‘뭉클하면 안 되나요?’를 읽으며 깨닫는다.

즉 일상이 아닌 곳에서 느낄 수 있는 ‘어떤 특별한 행복’이 있어야 우리의 소중한 일상이 지켜진다는 것이다.

3부에서 저자는 이탈리아의 우디네에서 열리는 극동영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떠났던 여행을 소개한다.

그 길에 저자는 백민석의 미술 에세이 ‘리플릿’을 읽으면서 삶이 너무 지독해서 예술이 그 지독한 삶을 아름답게 그릴 수 없는 지금 같은 시대에, 결코 아름다움을 찾을 수 없는 예술 속에서 우리가 느껴야 하는 건 과연 무엇인지를 묻는다.

4부에서 저자는 유머가 가득할 줄 알았던 페루 리마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현실을 보며 절망한다.

또 포르투갈 리스본에서는 소설에서 상상만 해보던 ‘알약’들의 정체를 마주하고 한동안 멍해진다.

상상만 할 때는 너무나 궁금하지만, 막상 그 실체를 마주했을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절망과 슬픔이 찾아오는 것이다.

5부에서는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와 운명을 거스른 어떤 이의 이야기가 있는 덴마크, 우울한 개성이 강한 라트비아의 리가와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독서를 소개한다.

그것은 남자가 여자가 되어야만 하는 슬픈 운명에 관한 이야기,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콩가루 가족의 이야기, 자고 일어나니 멀쩡했던 코가 없어지는 이야기 등 소설이다.

이 책은 유럽여행에서 저자의 ‘그 문장, 그 느낌, 그 장소’의 기록이다.

책을 통해 저자가 여행했던 곳으로 떠나거나 저자에게 감동을 줬던 책들을 읽어보는 것도 좋지만, 가장 좋은 것은 여행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의 여행법을 찾고 책 읽기를 좋아하는 이들이 자신만의 독서법을 찾는 것이다.

/최인규기자 choiink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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