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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칼럼] 지역화폐, 골목상권 살리는 황금알일까

 

 

 

 

 

지역화폐는 아직은 생소(生疎)하다. 국가가 발행하는 법정화폐와 달리 지자체가 발행하고 관리하는 대안화폐다. 말 그대로 특정 지역 안에서 현금처럼 사용하는 화폐다. 사용하는 시민들이 많아야 골목상권을 살리는데 도움이 된다. 지역화폐 개념을 이해하고 확산할 필요가 있다. 세계적인 석학들은 “지역화폐가 위기에 처한 한국경제를 살리는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과연 그럴까? 경험하지 못한 시민들은 여전히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경기도가 처음으로 불을 지폈다. 지난 4월말 ‘대동세상(大同世上)의 문을 연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수원컨벤센터에서 2019대한민국기본소득박람회가 열렸다. 이날 세계 최초의 기본소득 공론화 축제의 장으로 ‘지역화폐전시관’도 설치 됐다. 도내 29개 시·군을 비롯해 공주, 속초, 보성 등의 지자체가 앞 다퉈 체험부스를 설치해 새로 얼굴을 내민 지역화폐 홍보에 나섰다. 시민들은 지역화폐를 현장에서 구입하고, 직접 지역특산물도 구입해보는 체험도 가졌다. 의외로 호응이 높아 행사 기간 중 많은 지역화폐가 발매됐다고 한다.

지역경제를 살리고 주민에게 혜택을 주는 지역화폐가 4월 1일 경기도내 31개 시·군에서 본격 발행됐다. 지역화폐는 직접 지류형과 카드형, 모바일형으로 나눈다. 카드형 지역화폐는 본인 명의 은행 계좌가 있는 만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경기지역화폐 앱(app)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자신이 사용할 지역에서만 쓰는 카드는 언제든 손쉽게 충전할 수 있다. 1만 원을 충전하면 인센티브 6% 혜택을 받아 600원을 더 충전해 준다. 현금영수증 발행과 소득공제 30%혜택도 받는다. 지역마다 충전금액의 9%를 추가 제공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지기도 한다. 지역화폐는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뜨겁다. 영국, 프랑스, 네델란드 등 많은 유럽국가에서도 다양한 방식과 형태의 지역화폐가 발행되고 있다.

요즘 지자체별로 주민들에게 주는 정책지원금이 많다. 보조금 형태로 만 24세 청년에게 지급되는 청년기본소득, 출산가정에 지급하는 산후조리비 등도 지역화폐로 지원한다. 정책발행카드다. 환불받을 수 없고 무조건 3년 안에 사용해야 한다. 젊은이들이 많이 운영하는 푸드 트럭, 전통시장, 소상공인 등 골목상권을 살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를 위해 백화점, 대형 유통점, 기업형 슈퍼마켓, 유흥업소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그동안 성남, 가평, 평택 등 지역화폐를 발행한 곳에서는 이용하는 소비자가 눈에 띄게 증가해 지역화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그만큼 호응도가 높다는 뜻이다. 문제는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을 늘려가야 한다.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많을수록 지역화폐 성공 가능성은 높아 질 것이다. 홍보와 교육을 통해 가맹점을 확보하고 유통구조를 개선해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여 가야한다.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서는 지역화폐는 빨리 사용하는 것이 이익이 되는 구조가 좋다. 보유할수록 손해가 돼야 한다. 이렇듯 지역화폐는 지역 내 소비와 유통을 원활하게 선순환(先循環)시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줘야 골목상권이 산다. 소상공인들은 카드수수료 부담도 덜 수 있어 좋다. 지역화폐는 은행 간 직거래 방식으로 운영된다. 소상공인이 지역화폐를 은행에 가져가면 수수료 없이 그대로 통장에 입금된다. 일석삼조다.

지역 안에서 자금이 돌고 돌며 생산을 증대시켜준다. 앞으로 지역화폐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늘수록 분명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될 상 싶다. 정책사업용으로 발행되는 것과 달리 일반 발행분은 도민 누구나 살 수 있다.

불평등을 해결하는 대안으로 기본소득은 분명 정치인들이 내뿜는 포플리즘(popularism)만은 아닐 듯하다. 소득 안전과 웰빙에 도움을 주며, 빈곤과 재정적 불안정을 줄이거나 예방할 수 있어 필요하다. OECD보고서를 보면 중산층이 줄고 빈곤층이 늘고 있다.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운 때일수록 기본소득이 중요한 대안일 수밖에 없다. 모든 개인은 존재하는 것만으로 존중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경기지역화폐가 그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이유다. 지역화폐는 경기도가 ‘기본소득 박람회’를 통해 전국적 의제(議題)로 떠오르게 했다. 세계적으로도 관심이 높은 지역화폐가 더 많은 사용자의 호응을 받아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는 효자상품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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