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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지역 문화 예술인의 역할

 

 

 

올해가 삼일 만세 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내가 사는 가평에도 북면이라는 곳에서 당시 만세 운동이 있었으며 그날이 3월 15일이라 지역에서는 이날을 기리는 행사가 조촐하지만 늘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가평예총에서 연례행사로 하는 예술제를 가평 북면 만세운동 발상지인 북면 소공원에서 만세 운동의 정신을 기리는 행사로 지난 6월 8일에 진행됐다.

가평예총 문인협회를 필두로 6개 지부가 예총을 중심으로 하여 제13회 푸른 연인 예술제를 ‘동행 4 100년의 힘! 진실 그리고 예술’이라는 소주제를 선정해 진행됐다.

국악지부에서 대농기를 앞세우고 각 지부 표시기가 뒤를 따르고 그 뒤에 영기를 앞뒤로 다섯 개의 색깔을 한 오방기가 하늘 높이 휘 날렸으며 그 뒤에 길놀이패가 흥겨운 가락으로 만세운동 군중을 이끌고 갔으며 후미에서도 길놀이패가 만세운동의 여운을 갈무리하며 행진을 했다.

태극기를 흔들며 시내를 행진하는 대열은 면소재지 동네라고 하기에는 많은 인파가 참여를 했으며 예행연습 같은 것이 없었음에도 질서 있게 행해지는데서 참여 주민들의 의식 수준이 매우 높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을 기획한 예술제 추진위원들의 노고가 녹아있음에 여실히 보였으며 특히 추진위원장을 맡은 연극 지부장과 연극 연출과 극단 감독을 역임,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간직한 예총 회장의 기획능력이 탁월하게 빛을 발하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내가 오늘 지역 문화 예술인의 역할이란 주제로 글을 쓰는 이유는 누가 잘했다 하는 칭찬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이번 행사로 예술인만이 아니고 문화 예술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시골 마을 사람들에게 문화 예술은 이런 것이다, 란 것을 보여 주었으며 지역주민의 자긍심 고취는 물론 문화 예술에 이해를 돕는데 크게 기여를 했다고 본다.

얼마나 큰 감동이 있었으면 가평군의회 의장과 경기도 의회 의원의 예산 증액에 대한 약속과 의지가 가득한 말도 있었으며 북면에다 3·15 만세운동 기념관 건립도 추진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워낙 예산이 넉넉지 못한 동네이니 문화 예술에 특히나 민간 문화 예술 단체에 배당되는 예산은 너무나 보잘것없었다. 그리고 그간 대부분의 문화예술 행사가 관주도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번 예술제를 통해서 지역주민은 물론 지역정치를 하는 분들도 행정 실무를 맡은 분들도 문화 예술을 이해하는 시야가 넓어지고 문화 예술은 관주도가 아니라 순수 지역 문화 예술인들의 숨결이 들어가야 비로소 지역 문화 예술이 꽃피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리라 생각한다.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스럽고 무엇보다 소중한 지역 주민으로서의 자긍심이 높아지려면 지역 문화 예술인들도 나 하나의 출세 지향적이거나 만족을 위한 예술이 아니라 힘을 모으는 제심 합력의 모습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번 예술제는 대 성공이었으며 예술제 추진위원과 예총회장을 비롯 집행부에 노고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하며 각 지부 회원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산 좋고 물 좋고 인심도 좋아를 넘어 문화 예술로 자랑스러운 가평을 꿈꾸는 것이 결코 허상이 아닌 것을 입증한 이번 예술제는 많은 성과와 숙제 또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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