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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기도, 다산(茶山)에게 길을 묻다

경기도의 정체성을 ‘다산 정약용’에서 찾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경기도 상징으로 불리는 ‘토야’는 알려지지도 않았고 의미도 애매모호하기 때문이라는 근거와 함께다. ‘토야’는 현재 경기도청 신관 앞에 세워져 있는 조형물로 도자의 재료인 ‘흙’을 강조하기 위해 ‘지(地)’자를 파자(破字)해 ‘토(土)’와 ‘야(也)’자로 나눈 합성어다. 인위적으로 만든 글자에서 파생된 조형물이 경기도의 상징이 되기에는 뿌리도 없고 당위성도 부족하다는 ‘정당한’ 항변으로 들린다. 이같은 주장의 진원지는 경기도의회 김봉균의원이다. 김의원은 지난 11일 제336회 정례회 1차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경기도를 대표하는 인물인 다산 정약용 선생을 통해 도의 대표 정체성을 찾고 ‘(가칭)다산실학연구원’을 만들어 도의 정신문화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경기천년사업’에 5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자했지만 그 속에 도의 정체성이나 핵심가치가 제대로 담겨있었는지 의문”이라고 ‘영혼없는 행사의 무의미함’를 지적했다. 이제 ‘빈 강정의 속을 채울 시기’라는 점을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대안으로 ‘다산 정약용’을 내세운 김의원은 “도의 대표적 인물을 개발해 도 문화의 특징과 우수성을 정형화할 필요가 있다”며 상징의 변화를 가져올 시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인물을 거점으로 사상, 철학, 경제, 사회, 문화 등 복합적인 자산을 엮어 하나의 통일된 패러다임을 만들고 여기에 스토리를 부여해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시킬 장기적 플랜을 마련하자는 이야기다. 또 다산이 ▲경기연구원 발표 ‘경기도 정체성 및 도민의 자긍심 강화방안 모색을 위한 연구’에서 경기도를 대표하는 인물 1순위 ▲유네스코 선정 세계역사인물 ▲‘5000년 역사 인물’ 및 다산 설계 수원화성 ‘5000년 과학문명 상징’ 선정 등 가치는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실학사상이 21세기 경기도와 남북한 발전의 기반이라는 점과 공직자가 국민을 상대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담은 목민심서 저술 등 다산이 지닌 조건이 도의 상징으로 차고 넘친다고 부연한다. 이를 실현할 사상의 거처인 ‘(가칭)다산 실학연구원’ 설립은 필수조건이라는 점도 빠뜨리지 않았다.

다산은 1762년 경기도 광주부 초부면 마재리(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에서 태어났다. 태(胎)를 경기도에 묻었다는, 아는 사람만 아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기 위한 사족(蛇足)이다. 김의원의 제안으로 공은 경기도로 넘어갔다.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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