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원조(元祖)를 자처하는 나라는 여럿 있다. 이탈리아도 그중하나다. “로마시대 네로 황제가 시칠리아섬 에트나산 정상에서 가져온 만년설에 과일 등을 섞어 먹은 것이 최초의 아이스크림 기원”이라 주장하고 있어서다. 그런가하면 그리스 사람들은 기원전 5세기에 눈가루에 꿀을 섞어서 먹었다며 원조를 자처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이것을 아이스크림이라기 보다는 셔벗의 원조에 가깝며 2세기경 우유와 쌀을 얼려서 혼합해 만든 아이스크림을 먹은 자신들이 원조라 주장한다. 아이스크림을 얼음이라는 의미의 ‘글라세(Glace)’라고 부르는 프랑스도 원조격에 낀다.

지금과 비슷한 형태의 아이스크림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18세기에 들어서다. 1774년 루이왕가의 요리사 ‘제랑드 티생’이 최초로 우유와 크림을 사용하여 아이스 디저트를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후 아이스크림은 200년 동안 부유층의 전유물로 이어져 왔다. 그러다 1851년 미국 볼티모어에서 농장을 경영하던 ‘제이콥 푸셀’이 남는 크림은 얼려서 보관하면서 대중화되었다.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만국박람회에선 와플 장수와 아이스크림 장수가 공동으로 와풀에 아이스크림을 담은 콘을 선보였고 곧바로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시원 달콤함’의 대명사가 됐다.

아이스크림의 대중화는 냉동시설의 발달로 가능했다. 하지만 여전이 냉장고 밖에서 무더위에 곤죽이 돼 흘러내리는 것은 타고난 한계다. 그래서 2년 전 일본에선 3시간이 지나도 원래 모양을 유지하는 아이스크림이 탄생하기도 했다. 달달함의 유혹은 때론 부작용도 초래한다.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비만이나 심혈관계 질환등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최근 아이스크림을 전문 판매하는 할인점이 전국 곳곳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마치 전쟁을 하듯 가격 낮추기 경쟁을 하고 있다. 여기선 유명 빙과류를 최대 80%나 할인해 판매 중이다. 정상적인 가격구조가 깨진 빙과 시장. 거기에 뛰어든 아이스크림 할인점의 역습. 소비자는 싸게 구입해 좋지만, 품질 저하도 우려되면서 빙과업계의 속앓이는 점점 깊어만 가는 여름이다.

/정준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