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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사의 시선]실수를 인정하는 용기

 

살아가면서 누구라도 크고 작은 실수를 비롯 실패를 통해 어려움을 겪게 된다. 사안에 따라 자존심도 상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수치스럽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내려놓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면 그 실수나 실패가 흠 이라기보다는 그저 살아가는 동안 누구에게나 주어질법한 일상이었음을 느끼고 헛헛한 웃음을 짓는 경우도 있다.

물론 그때 심정은 낯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하고 스스로에게 자책과 부끄러움으로 마음의 여유가 없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상황을 조기에 반전 시켜 자신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에게 전가된 가슴속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힘을 모으는 것이다.

피하고 싶은 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무엇일까?

그것은 내 잘못을 깨닫고 상대에게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는 것이다. 트리핑 포인트(Tripping point)라고 인생을 살다가 실수로 큰 잘못을 하거나 발을 헛디뎌 큰 실패를 한 순간을 뜻한다. 리더십 전문가로 잘 알려진 영국의 필 도라도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인간은 실패하지만 실패의 충격에서 중요한 깨달음을 얻고 변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특히 사회적으로 지위가 있거나, 이름이 있는 사람들은 더욱 그러한 경우가 많다.

어떤 상황과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하는 방식은 판이하다. 해답을 자신에게서 찾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른 이의 잘못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특히 조직을 대표하는 리더 라면 그 판단의 결과를 책임져야 하기에 무게감은 남다르다. 알려진 고사 중에 반구저기(反求諸己) 즉 잘못을 자기에게서 찾는 다는 내용은 리더가 어떤 해결방식을 가져야 하는 지를 잘 보여준다.

중국하(夏)나라를 세운 우(禹)임금이 나라를 다스릴 때, 제후인 유호씨(有扈氏)가 군사를 일으켜 쳐들어왔다. 우임금은 아들 백계(伯啓)로 하여금 군대를 이끌고 가서 싸우게 했으나 전투에서 참패를 했다. 그러나 그 부하들이 분함을 못 이겨 다시 한 번 싸우자고 했다. 그러자 백계는 “나는 유호씨에 비해 병력이 적지 않고 근거지가 적지 않거늘 결국 패배하고 말았다. 이는 나의 덕행이 그보다 못하고, 부하를 가르치는 방법이 그보다 못하기 때문이다”며 “그러므로 나는 먼저 나 자신에게서 잘못을 찾아 고쳐 나가도록 하겠다”고 싸우지 않았다. 이후 백계는 더욱 분발해 날마다 일찍 일어나 일을 하고 검소하게 생활하며, 백성을 아끼고 품덕이 있는 사람을 존중했다. 그러자 유호씨도 결국에는 백계에게 감복해 귀순했다.

미국의 역사상 최초로 흑인 대통령이 된 버락 오바마가 TV 대담에 출연 했을 때 사회자로부터 대마초를 피워보았느냐는 질문을 받게 되었는데 그는 주저함 없이 “나는 학생 때 선생님들이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르는 문제아 였습니다. 청년시절 코카인도 해봤습니다. 저는 성장 과정에서 흑인 10대가 가질 수 있는 부정적 고정관념을 받아들였고 많은 흑인 청소년이 겪는 함정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제가 컬럼비아나 하버드 대학에 간다는 것은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오바마의 솔직한 고백에 유권자들은 비난하기보다 그에게 따뜻한 관용과 이해와 더불어 그를 새로운 지도자로 선택을 했다.

정치인, 지도자 누구를 막론하고 실수할 수 있다. 문제는 그 실수에 대응하는 태도이다. 우리는 그 실수나 실패에 실망하고 돌을 던지기보다, 궁색한 변명과 자신은 몰랐다고 일관하는 비겁함에 분노하고 돌을 던지고 싶은 것이다.

법의 판단을 통해 자신의 실수를 합리화하기도 하고 더러는 납득하기 어렵게 정당성을 인정 받기도 한다. 법의 판단 또한 사람이 하는 것이다. 주관적인 법의 판단에 의해 면죄부를 받고 떳떳한 것도 중요하겠지만, 행여 라도 실수가 있었다면 반성하고 겸허하게 고백하는 인간적인 면을 사람들은 더 기대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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