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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백] 검색의 함정

 

 

 

 

 

여행을 가면 새롭고 낯선 경치를 보며 즐거움을 얻기도 하지만 다른 지역의 특별하고 맛있는 음식을 찾아 긴 줄을 견디고라도 먹어보려 하고 자신이 찾아내고 맛있게 먹은 음식을 사진으로 남겨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일상을 자랑하는 것도 또 하나의 기쁨이 된다.

TV의 많은 정보프로그램에서 소개하는 맛집이나 낯선 곳을 여행할 때 기본정보가 없는 상태로 식사를 위해 간단하게 인터넷을 검색하면 ‘맛’이라는 글자를 채 완성하기도 전에 화면에 떠오르는 다양한 음식사진과 함께 여러 맛집의 소개 사진이 정리돼 있는 것을 본다.

폭우처럼 쏟아지는 정보를 내가 원하는 것에 맞게 고를 수 없었던 정보의 원시시기에는 그럴듯한 사진과 미사여구에 현혹돼 잘못 선택한 음식에 실망하기도 했다.

먹는 것을 좋아는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서 사진을 찍는 흉내까지만 내고 그리고 그 뿐이다. 그래서 기쁨을 나누려 한다거나 여러 사람과 공유하기 위해 젊은 세대만큼 적극적인 미디어 활용을 하지 않아 비슷한 연령대에서 즐길만한 음식 찾기가 어렵다. 유명 블로거나 홍보가 의심되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잘못 선택한 결과로 비싼 비용과 쓸데없이 부른 배 때문에 속 상한적도 많다.

자주 먹어서 익숙한 음식이 아니면 어떤 맛을 맛있다고 해야 할지 모르는 생소한 음식도 가끔 먹게 되는데 어떠한 음식이든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조리하는 분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제대로 만들어 낸 그들의 눈물과 땀이 섞인 음식은 어쨌든 손님에게 최고의 맛을 제공하고 만족을 준다. 자신만의 요리비법을 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낌없이 비법을 공개하고 소스 하나에도 온갖 정성을 쏟은 그들은 주변에서 얼마든지 만날 수 있는 소시민이지만 위대함을 이룬 사람들이다. 그들이 마침내 만들어 낸 그 마침표와도 같은 음식은 그들의 간절함과 자신의 전부를 쏟아 넣었기에 쏟은 시간과 노력을 배신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감탄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음식을 만나게 되면 음식에 대한 경외심마저 든다.

그러나 이런 훌륭한 음식만 있는 것이 아니고 성의 없는 장삿속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이용해 모양만 그럴듯하게 흉내 내어 유명 블로거나 알바를 고용해 과장된 홍보로 외지 사람을 현혹시키는 음식점도 간혹 있는 듯하다.

외국인 친구를 초대해 한국의 여러 문화를 체험하게 하여 그들의 반응을 보는 프로그램이 있다. 기대하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역사적이고 고풍스러운 문화재에 대한 감동보다도 휴대폰을 탁자위에 두어도 분실되지 않는 것에 놀라고 어두운 밤에도 불야성을 이루며 이루어지는 밤 문화에 놀라고 삼겹살 구워 먹는 것을 재미있어 하며 우리가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의외의 것에 놀라고 신기해 하는 그들을 보며 그들이 머무는 동안 해결하는 식사에 까지 생각이 미치게 된다. 낯선 나라에 와서 낯선 음식을 처음 접하는 그들의 첫 반응에 쓸데없이 초조하다. 우리가 늘 먹고 있는 음식을 어떻게 생각할까 어떤 느낌일까.

우리끼린 괜찮던 정보의 오류도 검색하면 겉치레를 잘 해 놓은 집으로 가게 될 텐데 잘못 인도돼 그 음식으로 인해 우리 음식 전체에 대한 편견을 갖고 돌아가게 되진 않을까가 주로 드는 걱정이다. 실수하지 않으려 검색하는데 그것이 실수가 된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기 위해 이중삼중의 꺼풀을 벗기고 실속을 알아내는 수고를 또 해야 한다. 피로하다.

살다보면 목적보다 중요한 과정이 있음을 알게 된다. 성공보다는 노력하는 과정이 아름다울 때가 많다. 하지만 아름다운 과정의 어렵고 힘듦이 반드시 성공의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안다. 그러기에 자신의 땀과 눈물이 담긴 노력은 보이지 않거나 혹은 보이는 댓가로 지불받을 것을 기대한다. 그와 반대로 다른이의 열정에 편승하는 가벼운 삶은 눈에 쉽게 띄어 거짓으로 화려하게 꾸민 삶을 반성하며 그만큼의 댓가를 치루길 바란다. 선의의 사람들을 함정에 빠트린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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