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사설]수원시, ‘무예 24기’에 더 적극적 지원 필요

지난 2017년 10월 30일 북한이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시켰다. 무예도보통지는 1790년(정조 14년) 정조의 지시에 따라 목판인쇄본으로 편찬된 훈련용 병서(兵書)다. 군사와 무인들이 실제로 무예를 습득할 수 있도록 각종 권법과 검술, 창술, 곤봉술, 말타기 등 전통무술 동작이 그림을 곁들인 해설과 함께 수록돼 있다. 여기에 수록된 지상무예 18가지와 마상무예 6가지 등 모두 24기엔 신라 때부터 비롯됐다는 ‘본국검’ 등 우리 전통무예 뿐만 아니라 중국의 무예, 심지어 일본의 검술인 ‘왜검’까지 포함되고 있다.

이는 임진왜란 초기 왜검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쓰라린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것이다. 정조는 ‘무예도보통지’를 편찬한 후 군사들에게 여기에 수록된 무예를 익히게 했을 뿐 아니라 과거시험의 과목으로도 활용했다. 특히 임금을 가장 가까이에서 호위하는 부대인 장용영 군사들은 이 무예를 가장 치열하게 익혔을 것임에 틀림없다. 장용영은 내영(內營)과 외영(外營)으로 구성됐다. 이 장용외영이 바로 수원에 존재했다. 수원을 기반으로 왕권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만큼 외영이 위주였다. 장용외영과 관련된 건물이 화성행궁에 있는 남군영과 북군영인데 함께 장용외영의 기마병이 왕의 측근에서 각각 100명씩 입직(入直)·숙위(宿衛)했다.

전기한 것처럼 이들이 익혔던 무예가 ‘무예24기’인 것이다. 수원에서는 정조가 직접 지켜본 무과시험이 치러졌는데 그때 시험 과목도 무예24기였음은 말할 것도 없다. 오늘날 역사의 현장인 화성행궁 신풍루 앞에서는 후대 무사들의 무예24기 시범공연이 열리고 있다. 무더위 속에서도 갑주를 입고 칼과 창을 휘두르는 그들을 보면 당대 무예의 위용이 절로 느껴진다. 국내외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이들은 수원시립공연단 소속으로 모두 인간병기라 할 만한 무술 고수들이다.

그런데 안타깝다. 어렵게 되살린 무예24기를 지속적으로 전승·보급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과 전수관 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이다. 연극인이 연출가인 시립공연단 속에 무예24기를 억지로 구겨 넣은 모양새도 좋지 않다. 무예24기는 명실상부한 수원의 보배다. 세계문화유산 화성의 소프트웨어이자 매력적인 관광상품이다. 수원시는 무예24기에 능통한 고참 단원들이 더 나이 들기 전 전수 프로그램과 전수관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시립 공연단에서 무예24기를 연극과 분리, 전문적인 무예24기공연단으로 독립시키기 바란다.








COVER STORY